[사설] 애써 키운 농작물 갈아엎는게 대책인가

[사설] 애써 키운 농작물 갈아엎는게 대책인가
  • 입력 : 2021. 04.19(월) 00: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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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내 양배추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농민의 걱정거리라면 뭐가 있겠는가. 땀흘려 애지중지 키운 농작물이 제값을 받지 못할 때다. 그것도 과잉생산으로 양배추 가격이 반토막이 났으니 농민들의 상심이 클 수밖에 없다. 결국 폭락한 제주산 양배추 가격 지지를 위해 올해 시장격리에 2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기에 이르렀다.

농협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제주산 양배추(8㎏) 가격은 4053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9591원)보다 58% 감소했다. 평년(6995원)과 비교해도 42% 줄었다. 양배추 가격은 올해 1월만 해도 서울가락시장 경락가가 8㎏(상품)에 8564원으로 평년(7445원)보다 높았다. 그게 제주산이 본격적으로 출하된 2월에는 5779원으로 떨어졌다. 1차 시장격리 직전인 3월 17일 서울가락시장 경락가는 8㎏에 3508원으로 작년 3월(9591원)과 평년 3월(6995원)에 비해 50~60%정도 낮았다. 문제는 이달 14일과 15일 경락가 역시 각각 4394원, 3954원으로 하락세가 뚜렷하다는데 있다. 이 때문에 지난 3월 10억원을 투입한데 이어 추가로 12억원을 들여 8000t을 시장에서 격리하기로 했지만 얼마나 효과를 볼지 의문이다.

물론 농정당국의 어려움도 모르지 않는다. 올해는 양배추 생산량이 늘어난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 부진까지 겹치면서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과잉생산 문제는 올해만이 아니라는데 있다. 툭하면 과잉생산으로 가격하락이 빚어지고 있잖은가. 그 대책이라곤 시장격리가 전부다. 좋게 말해서 시장격리지, 농산물을 갈아엎는 것이다. 농사가 잘 되면 수확의 기쁨을 누려야 하는데 그게 아니니 참으로 안타깝다. 이런 참담한 현실이 언제까지 되풀이돼야 '대책다운 대책'이 나올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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