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준의 현장시선] 제주특별자치도 기능경기대회를 마무리하며

[박동준의 현장시선] 제주특별자치도 기능경기대회를 마무리하며
  • 입력 : 2021. 04.16(금)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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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기술인의 축제, 2021년 제41회 제주특별자치도 기능경기대회가 4월 5일부터 4월 9일까지 5일간의 일정을 끝으로 폐막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를 비롯해 5개 경기장에서 자동차정비, CNC/밀링, 통신망분배기술 등 27개 직종 193명의 선수들이 그간의 갈고닦은 기량을 펼치며 활약했다. 그 결과 총 93명의 우수기능인이 배출됐으며,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신설된 산업용드론제어 직종에선 최연소 입상자가 나옴으로써 제주도의 미래 산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번 기능경기대회에서 입상한 선수들은 오는 10월 4일부터 10월 11일까지 대전에서 개최되는 제56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제주 대표로 참가해 전국에서 모인 기능인들과 다시 한 번 기량을 겨룰 기회를 갖는다. 지난해 전라북도에서 개최된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는 통신망분배기술 직종(한림공업고등학교)이 금·은·동메달을 석권하는 등 역대 최고 성적을 달성하며 높아진 제주도의 기술 수준을 실감케 했다.

지난 2월 범 현대가 1세대 막내였던 KCC 명예회장이 별세했다. 평생 현장 경영 일선에서 강조한 것은 '산업보국'과 '기술입국'이었다. 건축, 산업 자재, 첨단소재에 이르기까지 기술 국산화만이 국가산업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그 분의 경영철학이었다. '산업보국', '기술입국'이 지금은 생소한 구호가 됐지만, 이것은 1962년 시작된 우리나라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될 때부터 전 국민 가슴 속에 파고들었다. 그 시절 정부에선 젊은 청년들에게 기능 습득 의욕을 북돋우고 조국 근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겠다는 취지에서 전국·지방기능경기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1950년대의 국민소득 45달러, 미국의 원조로 연명하던 나라에서 국민소득 3만달러,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눈부신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돼 온 것은 기술기능인들의 피땀나는 노력의 결과임이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통상 19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종합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1966년 국제기능올림픽 한국위원회가 설립된 후 1967년 스페인대회를 시작으로 2019년 러시아 카잔 대회까지 30회의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한국이 거둔 성적이다. 그러나 지금 한국은 '기술선진국'이라고 인식하는 이는 드물다. 그것은 사회 저변에 남아있는 기능인에 대한 낮은 사회적 인식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기능대회 메달리스트들을 카퍼레이드하면서 영웅시하고 환호하던 기억은 사라져 가고 있다. 숙련기술의 중요성은 퇴색하면서 고교생 70%가 대학에 진학하는 학력 중심의 사회가 돼버렸다.

이제 우리 사회는 변해야 한다. 스펙과 학력만으로는 취업과 성공의 삶을 보장받기 힘든 현실이다. 학벌 중심에서 능력 중심 사회로 인식이 바껴야 한다. 청소년들의 특성화고 기피와 기능경기대회 참가선수가 줄어드는 현실에 직면했다. 우리 국민들의 손재주는 전 세계가 인정한다. 문화강국, 스포츠 강국에만 머무르지 않고 산업보국, 기술입국의 세계 최강 기술강국을 이룩하기 위해 국민들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한 때이다. 대전광역시 전국기능경기대회의 성공적 개최와 제주지역 우수기능인들의 대회 선전을 기대한다. <박동준 한국산업인력공단 제주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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