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다시 읽는 한라일보 주간소설 '한라산'

그림으로 다시 읽는 한라일보 주간소설 '한라산'
현길언 소설, 김택화 그림 1994년 2월~1997년 12월 199회 연재
김택화미술관 1~91회 연재 지면 삽화 4월 한 달 영상 작품 공개
  • 입력 : 2021. 04.10(토) 17:07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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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을 다룬 현길언의 신문 연재 주간소설 '한라산'에 등장했던 김택화의 삽화.

제주 출신 현길언(1940~2020) 작가가 4·3을 주제로 1994년 2월 2일부터 1997년 12월 24일까지 한라일보 '주간소설'로 연재했던 '한라산'. 매주 1회 1개면 전면을 통틀어 이야기를 이어 나간 이 소설엔 매회 컬러 삽화가 실렸다. 그 작업을 맡았던 이는 제주 서양화가 김택화(1940~2006)였다. 3년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해당 회 연재 분량을 가장 먼저 읽는 독자가 되어 소설의 서사를 시각적 이미지로 구현했던 김택화 작가의 '한라산' 삽화가 4월 한 달 동안 김택화미술관에서 영상 작품으로 공개되고 있다.

한라일보 주간소설은 현길언 작가가 '민족지성'에 연재된 장편을 바탕으로 총 3권으로 묶인 동명의 장편 '한라산'(1995, 문학과지성사)의 흐름을 잇는 작품이다. 결국 미완으로 끝이 났지만 현 작가는 당초 5부작으로 구상한 대하 장편소설 '한라산'을 통해 4·3에 대한 총체적 인식을 시도했다. 그는 '한라산' 1권 '작가의 말'에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 "중심부 정세에 어두운 변두리 지역 이상주의자나 모험주의자들의 명분론은, 이데올로기와는 거리가 먼 많은 사람들을 이데올로기 추종자처럼 만들어버렸고 사태의 진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버릇없는 변두리 지역 사람들의 어리석은 난동처럼 인식했던 중심부 세력의 오만스런 자세가 서로 맞물려 사태는 더욱 악화되면서, 수세기 동안 누적되어온 제주 사람들의 복합적인 정서가 다양한 모습으로 분출되자 섬은 인간 비극을 모두 모아놓은 듯한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 기간이 무려 10여 년 계속되었다."

1994년 2월 2일자 한라일보 주간소설 '한라산' 1회 연재 신문.

이 같은 인식을 바탕에 두고 다시 시작된 주간소설 '한라산'은 전체 장편 구상안 중 3부에 해당된다. '휴화산'에서 '남과 북, 그리고 섬'까지 12개 소제목을 달고 총 199회에 걸쳐 연재가 이뤄졌다. 연재의 마지막엔 1948년 8월 해주대회에 참석한 김달삼이 연설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김택화미술관에서는 이 중에서 연재물의 절반 정도인 1회부터 91회까지의 삽화를 선보이고 있다. 일부 날짜가 누락돼 전시 작품은 총 86점이다. 연속 영상으로 연재 지면과 함께 소개돼 소설의 흐름을 따라가며 삽화를 만날 수 있다. 소설가가 생산한 문자 텍스트를 화가의 시선으로 풀어낸 또 다른 '한라산'이 펼쳐지는 자리다.

김택화미술관 주소는 제주시 조천읍 신흥로 1. 휴관일은 매주 목요일이다. 미술관 연락처 070-8778-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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