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협별 수매가··· 가격낮출 ‘꼼수’ 안된다

[사설] 농협별 수매가··· 가격낮출 ‘꼼수’ 안된다
  • 입력 : 2021. 04.08(목) 00: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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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산 마늘가격이 최근 몇 년중 가장 높을 전망에 농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감귤, 월동무와 함께 제주 3대 작물이자 가장 많은 생산비가 드는 작물임에도 수 년간 폭락세를 겪어온 농가에겐 큰 희소식이다. 농가들은 벌써 다음달 최종 수매가에 초미의 관심이다. 문제는 그간 농협 수매가 일괄결정 방식을 지양, 조합별로 다른 가격 산정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수매가 낮출 '꼼수' 아니냐는 의혹에 있다.

9개 농협으로 된 마늘제주협의회는 최근 기존의 수매가 일괄 결정방식을 고쳐 각 조합 별도 가격을 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조합이 각자 경영여건에 맞게 정할 수 있게 하자는 의견에 따른 것이다. 참으로 의아스런 처사다. 수 년간 가격 폭락세를 겪을 때는 전 조합 일괄결정 방식을 고집하다 하필 가격 호조세가 뚜렷한 올해엔 조합 개별 가격결정을 검토한다는 얘기인가. 농가들은 가격 오름세가 꺾이지 않다보니 수매가를 낮출 '꼼수'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올해 밭떼기 거래가격 3.3㎡당 1만8000~2만원에 거래되면서 1㎏당 3000원을 훨씬 웃돌아야 할 수매가를 조합경영을 이유로 최대한 낮게 잡으려 한다는 것이다.

농민 조합원을 둔 농협은 조합경영도 중요하지만 농가의 신뢰를 바탕으로 농민의 이익과 입장 대변에 우선해야 한다. 마늘제주협의회는 지난해산 수매가를 당초 계약가 ㎏당 2500원보다 낮고, 정부 수매가 2300원보다도 낮은 2000원으로 정했다가 농민들의 거센 항의에 2300원으로 급히 조정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올해도 유사 사례 재발은 없어야 한다.

조합별 수매가 차별 결정이 경영수지 개선에 얼마나 도움을 줄 지 의문이지만 이웃 동네간 가격차이로 불러올 농협에 대한 농민불신은 예상을 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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