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제주' 지켜본 사물들의 이야기

'그날의 제주' 지켜본 사물들의 이야기
허은실 글·고현주 사진 '기억의 목소리' 출간
4·3희생자 유품 등 통해 역사와 기억 전해
  • 입력 : 2021. 04.06(화) 15:46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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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71주년이던 2019년 11~12월 한 달 동안 제주4·3평화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 놓였던 유품들에 얽힌 사연이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허은실 시인이 글을 쓰고 고현주 작가가 사진을 촬영한 '기억의 목소리'(문학동네)로 '사물에 스민 제주4·3이야기'란 부제를 달았다.

당시 '기억의 목소리' 유품전은 소소하고 보잘 것 없는 물건들에 담긴 4·3의 역사와 기억을 전한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유가족 20여 명의 유품과 유해발굴을 통해 확인된 유물 사진을 촬영한 작품들이 나왔다.

동명의 제목으로 출간된 단행본은 전시가 끝나고 휘발됐을지 모르는 감정들을 활자와 이미지로 다시 불러와 '그날의 제주'를 지켜본 사물들이 건네는 말들을 시와 사진, 인터뷰로 붙잡는다. 저고리, 비녀, 영정사진, 놋쇠숟가락, 재봉틀, 놋화로, 궤, 데왁세기(쪽박), 해녀들의 물옷, 망주석, 은반지, 맷돌, 혼례복, 다듬잇돌, 그림, 성경책, 엽서, 무명천, 한복 등이다.

2018년부터 4·3 관련 유품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고현주 작가는 "혼자 세월의 흔적을 더께로 입고 남겨진 사물들은 4·3의 참혹한 현장 안에 있었다"면서 "낱장의 사진은 그래서 알 수 없는 아우라를 당당히 뿜어내고 있다. 그 아우라는 처참하고 아픈 역사의 시간을 뚫고 나온 힘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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