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73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은 남달랐다. 도민사회의 최대 숙원이었던 제주4·3특별법이 개정된 후 처음으로 거행된 추념식이어서 그 어느 해보다 의미가 있었다. 추념식 주제도 '돔박꼿이 활짝 피엇수다'로 주목받았다. 제주4·3에 진정한 봄이 오고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년 연속 추념식을 찾아 4·3영령들과 유족들을 위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4·3추념식 추념사에서 "생존희생자와 유가족의 아픔이 비와 함께 씻겨 내려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과 경찰청장도 함께 참석했다. 국가가 국가 폭력의 역사를 더욱 성찰하고 반성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사실 군경 최고 책임자가 추념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권력 집행기관의 책임자로서 4·3의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는 동시에 과거사 문제 해결을 향한 의지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은 4·3특별법 전부 개정안 통과에 대해 "이제 4·3은 자기 모습을 찾게 됐다"고 평가하면서 후속과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재임 중 세 번째로 4·3추념식에 참석하는 등 4·3의 완전한 해결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추념식에서도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정부는 4·3영령들과 생존희생자, 유가족과 국민의 염원을 담아 만든 설계도를 다듬고, 성실하게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으로 추가 진상규명과 피해자의 명예회복 등 남은 과제 역시 순조롭게 풀릴 것으로 보인다. 여·야 지도부도 추념식에 참석해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후속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4·3특별법이 여야 합의로 처리된만큼 후속과제들도 생존희생자와 유가족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