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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희의 백록담] 4·3평화문학상과 제주문학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1. 03.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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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인은 1979년 출간된 현기영의 소설집 '순이 삼촌'을 읽으며 제주에 대해 갖고 있었던 편견들을 부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것은 "제주도 청년들만을 의식화시킨 책이 아니"었다. 소설은 "아름다운 섬 곳곳에 제 명을 누리지 못하고 숨져 간 그날의 원혼들이 아직도 중음신이 되어 떠돌고 있음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당시 30대 중반을 넘긴 현기영 작가가 쓴 소설은 이 땅의 많은 청년들의 각질화된 의식을 깨는 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순이 삼촌'으로 대표되는 제주4·3문학은 4·3의 비극이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나도 현재진행형으로 여전히 살아 있음을 드러내 왔다. 제주의 문학인들은 중편 '순이 삼촌' 전후에 측면이든, 정면이든 4·3의 진실을 찾는 여정을 멈추지 않았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013년 첫 당선작을 내보낸 제주4·3평화문학상은 그래서 하루아침에 등장한 게 아니다. 이미 4·3 진상규명운동의 역사에서 문학으로 위시되는 예술의 힘을 봤고, 시와 소설을 통해 우리 시대 4·3이 전하는 의미를 공감하고 확산시킬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 문학상을 만들었다.

엊그제 제9회 4·3평화문학상 심사 결과가 공개됐다. 지난 2년 동안 수상작을 내지 못했던 장편소설을 포함 시, 논픽션 등 3개 전 부문에서 당선작이 나왔다.

제주도가 제주4·3평화재단에 위탁한 4·3평화문학상은 조례로 운영되고 있다. 2014년 3월에 생겨난 조례엔 이 상이 '제주4·3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이 사건과 관련된 희생자와 그 유족들의 명예를 회복시킴으로써 인권신장과 민주발전, 국민화합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수상작은 해마다 공개 모집 후 선정한다고 못을 박았고 도지사 소속으로 설치된 4·3평화문학상 운영위원회가 운영 전반에 관한 사항을 맡도록 했다.

4·3평화문학상이 머지않아 10회를 맞고, 10주년에 이르게 된다. 더러 수상작을 둘러싼 논란은 있었으나 문학상을 계기로 4·3의 정신을 숙고하고 이를 반영한 국내 작가들의 창작 동기를 키웠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문학상에 뽑힌 작품만이 가치 있는 것이 아니듯, 4·3평화문학상 가동 전부터 4·3을 시와 소설로 '말해 온' 제주문학이 있었다. 응모작이 매년 늘고 있는 4·3평화문학상에 대한 제주 안팎의 관심처럼 이 지역에서 오랜 기간 4·3을 품어 온 문학인들의 열정과 노력에도 눈길을 두는 방안을 마련했으면 한다. 양적인 집적에 깊이를 더하려는 제주 문학인들의 창작을 북돋았으면 하는 것이다.

광주 5·18기념재단은 2005년 5·18문학상을 제정했다. 공모를 통해 수상작을 배출했던 이 상은 2016년부터 큰 변화를 줬다. 미등단 작가들의 등용문으로 시, 소설, 동화 부문에 걸쳐 신인상을 모집하는 한편에 기성작가의 창작 활동을 독려하고 이를 치하해 '오월문학'의 지평을 넓히려 본상을 신설했다. 내달 발표 예정인 2021년 본상도 공모제가 아닌 기성작가들의 시, 소설, 동화, 평론 등 5·18문학상의 주제를 담아 심사일 기준 2년 이내 발간된 문학저서를 대상으로 한다.

<진선희 교육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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