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문예회관 전시실 전문 예술인 홀대 논란

제주도문예회관 전시실 전문 예술인 홀대 논란
수요 증가에 3곳 늘렸지만 전공 작가 전시 보장 안 돼
운영위 대관 심사 허점… 우선 대관은 서예 분야 많아
  • 입력 : 2021. 03.23(화) 17:18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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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문화진흥원이 주최하는 제1회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리기' 수상 작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문예회관 2전시실. 진선희기자

제주도문화예술진흥원이 운영하는 제주도문예회관 전시실이 전문 예술인을 홀대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수요 증가에 전시실을 3개까지 늘렸지만 정작 시각예술 분야 전공자들의 전시 기회가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일은 미술학과 교수, 강사가 참여하는 연례전이 대관 심사에서 떨어지는 등 2021 문예회관 전시실 정기대관 사전예약 확정 결과가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2021년 1~3 전시실 대관 신청 건수는 114건(미술 63, 서예 33, 사진 18)이었고 그중 73건(미술 37, 서예 22, 사진 14)만 통과했다. 탈락 건수는 1전시실 24건, 2전시실 16건으로 신청 건수가 많았던 미술 장르 탈락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심사 없이 전시실을 사용할 수 있는 우선 대관(미술 5, 서예 14, 사진 2, 건축 1)에선 서예 장르가 미술을 앞질렀다.

문예회관 전시실은 전년도에 다음 해 대관 신청을 받은 후 심사를 거쳐 대상을 확정한다. 도문화진흥원은 홈페이지에 "전문예술인으로 심사위원을 구성"한다고 했는데, 대관 규정에는 (문예회관) 운영위원회에서 심사한다고 명시됐다. 문예회관 운영위는 현재 당연직인 도문화진흥원장과 위촉직 13명(미술 2, 서예 2, 사진 1, 연극 2, 음악 2, 무용 2, 경영 1, 관광 1) 등 14명으로 짜였다.

이 때문에 공연예술인까지 포함된 문예회관 운영위가 전시실 대관 심사까지 하는 게 맞느냐는 주장이 있다. 대관 규정에 밝힌대로 개인전은 전시·수상 경력, 전시 계획서, 도록 등을 참고하고 단체전은 수준높은 기획전을 우선순위로 심사한다면 전시 분야 인력으로 별도 심사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도내 한 미술인은 "제주에 문화공간이 많다고 해도 작가들이 전시할 수 있는 곳은 의외로 적다"며 "제주도에서 3개나 운영하는 문예회관 전시실마저 전문 작가들이 설자리가 없다. 적어도 1전시실은 전공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접근성이 좋고 인지도가 높은 문예회관 전시실이 대관 위주로 가동되면서 도문화진흥원의 기획력이 보이지 않는 점도 한계다. 몇 년 전부터 학예직도 배치하고 있지만 제주청년작가전을 제외하면 문예회관의 성격을 드러내는 전시는 찾아보기 어렵다. 1주일 이내로 전시 일정을 잡았던 제주청년작가전은 지난해에야 2주로 늘었다.

도문화진흥원 측은 "미술계를 중심으로 대관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서 향후 개선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며 "다만 동호인들의 대관 수요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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