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불리지 않는 노래, 국가가 시련 겪는 이유

[책세상] 불리지 않는 노래, 국가가 시련 겪는 이유
음악평론가 임진모의 ‘국가(國歌)가 위기다’
  • 입력 : 2021. 03.19(금) 00:00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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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 등 67개국 국가
집단 정체성 의제 흔들

그가 이번에 평론의 대상으로 삼은 건 국가(國歌)다. 국가는 '나라를 대표·상징하는 노래'로 의식 행사에서 제창되는 경우가 많다. 올림픽과 같은 스포츠 대회 금메달 시상식 현장에서 울려 퍼지는 국가는 때로 뭉클한 '애국심'을 일으키지만 이것을 불편하게 보는 이들도 있다. 국가에 대한 해당 나라 국민들의 인식은 단일하지 않다.

대중음악 평론가이자 팝 칼럼니스트인 임진모씨가 펴낸 '국가가 위기다'는 '나라노래'의 오늘을 살핀 글로 묶였다. '불리지 않는 노래 국가의 시련'이란 부제에서 짐작하듯,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국가의 현실과 그 배경을 짚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나라의 애국가를 포함 67개국의 국가를 불러냈다. 아시아에서 유럽을 거쳐 북미, 중남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순으로 향한다.

프랑스의 '마르세유의 노래'는 국가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이 노래는 가사에 외국인들에게 배타적이고 혐오적인 내용이 산재해 부드러운 언어로 수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이어져 왔다. 실제 프랑스의 식민 통치를 받은 북아프리카 알제리 사람들은 '마르세유의 노래'에 상당한 반감을 갖고 있다고 한다.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리오넬 메시는 자국의 국가가 연주될 때 듣기만 할 뿐 따라 부르지 않는다. 국제 경기에서 메시의 이런 태도는 논란을 부르는 일이 적지 않다. 이에 메시는 "그냥 국가를 듣는 게 내 방식이다"라고 말한다. 메시는 국가 부르기가 나라의 상징체계 가운데 하나로 집단 정체성을 공유하는 핵심적인 의제라는 오래된 사실에 돌을 던진다.

국가에 대한 상반된 입장은 우리 곁에도 있다. 대한민국의 국가인 '애국가'의 작곡가 안익태를 둘러싼 친일·친나치 행적에 대한 언급이다. 작곡가의 정체성에 대한 갑론을박에 더해 '애국가'는 작사자가 누구인지도 확실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저자는 포용과 배제, 유지와 교체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 문제에 대해 어느 한쪽의 결론보다는 정확한 자료를 찾고 연구하면서 공론화 과정을 통해 이를 국민에게 알리고 동의를 구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내일을여는책.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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