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왜 제2공항 건설 정상 추진 요구했나

원희룡 지사 왜 제2공항 건설 정상 추진 요구했나
문 대통령과 대립각 전국 이슈화.. 정치적 의도 의심
제2공항강행저지도민회의 등 반대측 강력한 투쟁 예고  
  • 입력 : 2021. 03.10(수) 18:13
  • 고대로기자 bigroad@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원희룡 제주지사가 10일 제2공항 건설 강행을 국토부에 요청한 것은 제2공항 건설 반대 여론에 반영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의적인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또 제2공항과 관련, '도민 여론을 존중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 전국 이슈화시켜보겠다는 의도도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원 지사는 이날 제2공항 건설 계획에 대한 찬성 여론이 반대로 돌아선 것은 관광객 급증에 따른 제주의 환경 관리 역량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시설 인프라 확충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고 제2공항에서 먼 지역 반대 우세는 접근성 보완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현 제주공항 확장 여론을 의식해 "제주국제공항 확충은 불가능하고 바다쪽으로 공항을 넓히는 것은 더 큰 환경파괴를 일으킬 수 있다"고 일축했다. 앞서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의 엔지니어링 관련 자회사인 ADPi는 현 제주공항 증대만으로도 늘어나는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 놓은 바 있다.

 아울러 원 지사는 "여론 조사 결과를 (국토부에) 그대로 전달했는데, 공문으로 제주의 입장을 요구한 건 책임을 도정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고 비난한 후 문재인 대통령에는 "직접 가덕도를 방문해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면서 제주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9년 11월 '국민과의 대화'에서 "도민들이 어떤 선택을 하던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원 지사가 문 대통령의 '도민 여론을 존중하겠다'는 뜻에 역행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원 지사의 이같은 결정으로 한동안 잠잠하던 제2공항 갈등 문제는 다시 수면위로 부상하게 됐다.

 지난 2015년 11월 국토부의 일방적인 제주 제2공항 후보지(성산읍)선정후 6년동안 도민사회의 찬반 갈등이 벌어져 왔다. 이같은 문제해결을 위해 제주도와 도의회는 지난해 12월 11일 제2공항 건설 계획에 대한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합의했다.

 두 기관은 제2공항 도민의견수렴 합의문을 통해 '도민의견 수렴 후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했다. 또 '제2공항과 관련한 갈등해소를 위해 지속적으로 합의하고 노력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여론 조사결과를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15일부터 17일까지 실시한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에서 도민들은 제2공항 건설 계획 '찬성'보다 '반대'를 선택했고 성산주민들은 압도적으로 찬성했다.

 여론 조사후 20여일 동안 침묵을 지켜온 원 지사는 이날 '제2공항 건설 반대 의견'을 택하지 않고 성산주민들이 선호하는 제2공항 건설 강행을 선택했다.

 이에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현 제주공항을 활용하면 미래 항공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 강행에 앞장서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976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