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제2공항 정상 추진해야" 공식 의견 결정

제주도 "제2공항 정상 추진해야" 공식 의견 결정
원희룡 제주지사 "제2공항 무산시 더 큰 문제 발생"
"반대 의견은 접근성과 환경 우려 뜻··· 해결 가능"
  • 입력 : 2021. 03.10(수) 15:12
  • 이상민 기자hasm@ihalla.o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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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0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지역 최대 현안인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제주도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강희만 기자

[종합]제2공항 전체 도민 여론조사에서 반대 의견이 우세했음에도 제주도가 정상 추진으로 입장을 정리해 지역사회 갈등이 더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여론 조사 결과에 대해 아무런 의견을 달지 않고 정부만 바라봤던 제주도가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공식 의견을 내놨지만 논란은 오히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10일 제2공항 정상 추진을 촉구하는 내용의 의견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고 이날 밝혔다. 국토부가 지난달 25일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제주도의 의견을 달라고 요구한 지 13일 만이다.

 원 지사는 "도지사로서 제2공항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었다"면서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한 뒤 전문가 자문을 얻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전체 도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가장 큰 특징은 공항 인근 지역은 압도적으로 찬성한 반면, 공항에서 먼 지역은 반대가 우세했다는 것"이라며 "이는 제2공항 접근성 등에 대한 염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원 지사는 "관광객 급증에 따른 환경 관리에 대한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원 지사는 이런 문제와 우려들은 국가의 투자와 대안 마련으로 보완·개선할 수 있다며 제2공항 건설을 무산시킬 정도의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원 지사는 제2공항이 무산되면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며 대안으로 제시되는 제주공항 확충은 고려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제주공항 포화로 도민·여행객 안전이 우려되는 위험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현 제주공항이) 도심에 자리 잡고 있어 (확충하면) 교통 혼잡을 가중시키고 바다 쪽으로 공항을 넓혀야 해 더 큰 환경파괴를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원 지사는 도민 여론조사는 참고용일 뿐 제2공항을 정상 추진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제2공항과 같은 대규모 국책사업은 찬반 숫자보다 그 내용이 중요하다"며 "여론조사는 제2공항 (행정) 절차 등을 완료하기 위해 한 것이지 조사 결과에 따라 추진이든 무산이든 결정하겠다는 뜻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이날 작심한 듯 국토부와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미 여론 조사 결과를 있는 그대로 전달했는데, 공문으로 제주의 입장을 요구한 건 책임을 도정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면서 "정부와 국토부가 여론조사 뒤에 숨고 있다. 당당히 (추진 여부를) 결정하라"고 압박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직접 가덕도를 방문해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면서 제주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제주도가 제2공항 의견을 제출함에 따라 이제 공은 국토부로 넘어갔지만 그 사이 지역 사회 갈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결과 발표 이후 제2공항 찬성·반대 단체와 각 정당 별로 입장이 갈려 정상 추진과 백지화 요구가 맞서는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가 두개 전문기관의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전체 도민의 경우 반대 여론이 찬성보다 각각 7.7%p와 2.9%p(오차범위 이내)씩 높게 나타났다. 반면 제2공항 건설 예정지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 대상 조사에선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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