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성의 보따리로 풀어낸 4·3의 기억

제주여성의 보따리로 풀어낸 4·3의 기억
고현주 두 번째 4·3 사진집 '…4·3과 디아스포라'
  • 입력 : 2021. 01.26(화) 15:28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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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주 사진집 '기억의 목소리 II'에 수록된 사진.

제주여성이 간직한 보따리를 매개로 제주4·3의 기억과 삶을 풀어낸 사진집이 나왔다. 고현주 사진가의 '기억의 목소리 II (Voice of Memories II)'다.

2019년 4·3 유가족의 유품 사진과 글이 담긴 사진집 '기억의 목소리'를 냈던 고현주 사진가는 이번에 디아스포라로 살고 있는 어느 제주여성의 어제와 오늘을 보따리 속에서 꺼냈다. 부제는 '제주여성의 보따리를 통해 본 제주 4·3과 디아스포라'이다.

230쪽 넘게 묶인 사진집의 사연과 글은 1946년생으로 부산 영도에 거주하는 안순실 유족의 증언을 토대로 했다. 안순실 증언자의 궤 속에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보따리 속 비녀, 염주, 엽서, 아버지의 사진, 혼수품, 버선, 첫 아이의 삼신상 위에 놓았던 '멩씰'(명실) 등 소소한 물건들에 4·3 당시 살기 위해 바다를 건넜던 제주인들의 생애가 포개졌다. 고현주 작가는 "몇 대를 거쳐 간직하고 있는 사물들 안에서 한 제주 여성의 역사가 당당히 살아 숨 쉬고 있었다"고 했다.

이번 사진집은 작년에 이어 제주도의 지원을 받아 (사)제주국제화센터(대표 송정희)에서 발행했다. 문봉순 제주섬문화연구소 실장의 유족 인터뷰, 허은실 시인의 글도 더해졌다. 한글과 함께 영문이 실린 사진집으로 제주국제화센터 측은 "4·3을 해외에 알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구입 문의 727-7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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