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카지노 '145억원 증발'… 꼬리 무는 의문

제주 카지노 '145억원 증발'… 꼬리 무는 의문
경찰, 중국인 등 공범 2명 추적중
81억원 발견 금고 주인과 연관
왜 회삿돈을 개인금고에 '의문'
  • 입력 : 2021. 01.14(목) 16:25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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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화월드 랜딩카지노. 한라일보DB

[2차종합] '제주신화월드 랜딩카지노 145억원 증발 사건' 수사는 공범이 추가로 확인되는 등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사라진 돈의 명확한 출처를 포함해 사라진 돈의 일부로 추정되는 다량의 현금이 왜 카지노 내 다른 금고에서 발견됐는 지 등 여러 쟁점들이 여전히 풀리지 않고 의문으로 남아 있다.

▷임원 포함 공범 등 3명 추적=이 사건을 수사하는 제주특별자치도경찰청은 14일 30대 중국인 B씨와 또다른 30대 C씨 등 공범 2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금과 함께 사라진 말레이시아 국적의 여성 임원 A(55)씨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공범 2명을 추려냈다. B씨는 현재 중국으로 출국했으며, C씨는 국내에 머물고 있는 것추정된다. 경찰은 C씨의 국적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공범 2명은 랜딩카지노 직원은 아니며, 최근 81억5000만원이 발견된 카지노 금고의 주인과 연관된 인물이다.

▷용의자 A씨, 보안 절차밟고 태연히 돈 빼내=경찰 조사 결과 이 사건의 주범격인 A씨는 카지노 측이 정한 보안 규정을 밟고 거액의 현금을 금고에서 빼간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지난해말 휴가를 내고 자취를 감췄으며, 카지노 측으로부터 지난 5일 횡령혐의로 고소당했다.

랜딩카지노에는 목욕탕 라커 같은 물품보관소가 있으며, 이 보관소에 VIP카지노 고객용 금고 수십 개가 있다. 금고는 고객 열쇠와 카지노 직원이 보유한 열쇠가 동시에 있어야 열수 있다. 금고 중에는 A씨 이름으로 된 금고도 있었다. 경찰은 사라진 돈이 A씨 명의의 금고에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랜딩카지노 본사인 홍콩 랜딩인터내셔널 소속으로, 카지노 개장 초기부터 자금 관리를 맡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몰래 돈을 빼간 것이 아니라 금고 열쇠를 갖고 있는 카지노 내 다른 직원과 동행해 금고에서 돈을 꺼냈다"며 "카지노 측은 A씨를 특별히 제재를 하거나 (돈을 빼돌릴 것이라고) 의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81억원 왜 다른 금고서 발견됐나=경찰은 사라진 돈의 일부로 보이는 자금을 회수해 대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경찰이 찾은 돈은 126억원이다. 이중 81억5000만원은 A씨 명의 금고와 같은 장소에 있던 카지노 VIP고객 금고에서, 나머지는 제주시내 모처 등에서 발견됐다.

경찰이 금고에서 회수한 81억5000만원이 사라진 돈의 일부가 맞다면 A씨 금고에 있던 돈이 어떻게 다른 금고로 옮겨졌는지, 그 방식부터 의문이다. A씨가 자신의 금고에 보관 중이던 돈을 빼내 그중 일부를 공범에게 전달하고, 공범이 다시 고객 명의 금고에 넣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경찰은 공범이 금고의 주인과 연관된 인물이라고 했지만, 공범과 금고 주인이 서로 동일인물인지에 대해선 함구했다.

사라진 돈의 명확한 출처도 의문이다. 랜딩카지노 운영사인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줄곧 사라진 돈이 본사인 랜딩인터내셔널 자금이라고 밝혀왔지만 회삿돈을 왜 A씨 명의의 개인 금고에 보관해왔는지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 그러다보니 '회삿돈이 아니라 카지노 고객이 맡겨 놓은 돈일 수 있다' 는 식의 갖가지 추측만 나돌고 있다. 경찰도 이런 의문을 풀기 위해 사라진 돈의 명확한 출처와 성격을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랜딩카지노(5581㎡)는 인천 파라다이스시티(8726㎡)에 이어 국내에서 두번째로 큰 카지노다. 영업 첫해 전국 16개 카지노 중 가장 많은 380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선전했지만 모기업 회장이 중국 공안에 체포된 후 매출이 6분의1수준으로 급락하며 경영난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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