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변화 제주를 바꾸다] (3)환경보전기여금 제도

[작은 변화 제주를 바꾸다] (3)환경보전기여금 제도
“도민·전국민 공감대 형성을 가장 최우선으로”
  • 입력 : 2020. 12.22(화) 00:00
  • 이태윤 기자 lty9456@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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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고범녕 제주특별자치도 환경정책과장, 송창우 (사)제주와미래연구원장, 부석현 제주도관광협회 기획조사부장.

제주와미래연구원·한라일보 공동기획
인구·관광객 급증으로 제주 환경 포화상태 직면
지난 10월 도민설명회… 관광업계 부정적 입장
강제 진행 계획 없어… 윈윈하는 방향·제도 추진


제주특별자치도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환경보전기여금' 제도와 관련해 형평성 문제, 관광업계 반발 등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찬·반을 떠나 도민 공감대 형성이 우선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라일보와 (사)제주와미래연구원은 공동기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일 '환경보전기여금'을 주제로 토론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제주특별자치도 고범녕 환경정책과장과 제주도관광협회 부석현 기획조사부장이 참석해 환경보전기여금에 대한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송창우(이하 송)=환경보전기여금 도입 논의 배경에 대해 설명해달라.

▶고범녕(이하 고)=제주는 유네스코 3관왕 람사르 습지 등 국제보호지역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지역으로 한해 약 15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국제적인 관광 명소다. 2010년 이후 제주는 지속적인 유입인구 증가와 관광객 등 방문객이 급증하면서 교통, 쓰레기, 하수처리 등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영국 BBC 방송에서도 너무 많은 관광객 때문에 시름하고 있는 세계 관광지 다섯 곳 중 하나로 제주를 꼽은 바가 있다. 이와 같은 시점에서 자연환경 훼손을 방지하고 생활환경을 개선하는데 필요한 재원 조달 방안으로 수입자 부담, 원인자 수담 등의 이론에 근거해 제주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관광 환경비용을 부담하는 환경보전기여금 제도의 도입 및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서 제주도에서는 2017년 9월부터 2018년 5월까지 환경보전기여금 제도 도입에 대한 타당성 조사 연구 용역을 실시하고 지금까지 추진해 오고 있다.

▶송=지난 10월 제주도에서 도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이에 대해 관광업계 반응은 어떠한가.

▶부석현(이하 부)=지난 10월 제주국제컨벤션센터 한라홀에서 환경보전기여금 제도 도입에 대한 도민설명회를 가진 바 있다. 당시 관광호텔업과 렌터카업 그리고 전세버스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그래서 환경보전기여금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는데, 당시 의견으로는 현재 코로나19 여파로 제주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관광산업의 침체로 제주경제 전체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여금 제도의 도입은 관광산업을 넘어서 제주 경제 전체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 밝혔다. 그리고 관광업계에서는 의견수렴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거치지 않고 구체적인 제도의 징수금액과 그리고 이제 징수방법까지 발표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문제가 있지 않느냐 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입도세 형식으로 환경보전기여금을 도입할 경우에 여행의 자유,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위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송=환경보전기여금이라고 명칭을 정하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해 달라.

▶고=아직 환경보전기여금이라고 명칭을 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가칭이다. 앞으로 입법과정에서 명칭이 변경될 여지도 있다. 2013년 제주 세계 환경 조성을 위한 특별법 연구용역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한국법제연구원 회사가 용역을 맡았는데, 환경기여금을 공항이나 항만에서 징수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그러나 환경기여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제주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공항이나 항만에서 기여금을 징수하는 것은 입도세로 비춰져서 헌법이 보장한 자유를 침해하는 위험 소지가 있다고 판단, 원인자 부담 원칙에 입각해 환경보전기여금으로 정하게 됐다.

▶송=취지는 좋다. 국내 사례는 있나.

▶고=국내 사례는 강원도에서 잠깐 준비를 하다가 못하고 있다.

▶송=외국에도 있나.

▶고=외국에는 몇 군데가 있다.

▶송=(부석현 부장에게) 그럼 관광객에게 원인자 부담하는 사례가 있나.

▶부=관광진흥을 목적으로 해서 전 지역에 부과하는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의 경우는 오버투어리즘 관련해서 북촌한옥마을에서 검토한 사례가 있다. 서울시 종로구 북촌 일대는 한옥 보존을 명목으로 해서 지구단위계획에 포함돼 있다. 이에따라 자기 집이라도 용도 변경을 할 수가 없다. 한옥은 헐고 빌라나 빌딩을 짓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보니까 주민들의 불만이 상당히 컸다. 그래서 그 지역민들의 고충을 받아서 2018년 7월부터는 관광 허용 시간제를 시행중에 있다. 평일과 토요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광을 허용을 하고, 일요일에는 휴일로 지정을 했는데, 이 또한 강제성이 없다 보니 유명무실한 법규가 되고 말았다.

▶송=쓰레기 포화, 교통혼잡 등 제주 국토환경 수용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에 환경보전기여금 등의 얘기가 나온 것인데 현실은 어떠한가.

▶고=환경부 통계가 2018년까지 나와 있다. 통계 기준으로 전국 인구 5200만여명이 하루에 폐기물 5만6000t을 배출하고 있다. 제주도의 경우는 인구가 66만명으로, 전국 인구의 1.28%를 차지하고 생활 필요 배출량은 1313t을 배출해서 전국 배출량의 약 2.34%를 차지하고 있다. 2배 이상의 생활폐기물을 더 많이 배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전국 평균 한 사람의 쓰레기 배출량은 약 1.06㎏으로 제주도는 1.9㎏을 배출하며 약 2배를 더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국 평균보다 많은 배출이 이뤄지고 있고, 이는 제주를 방문하는 방문객들의 배출량이 통계에 잡히는 것으로 판단을 하고 있다.

▶송=제주도 환경의 수용에 봉착했다고 한다. 그렇더라도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제주경제에 일조하는 것도 있지 않겠나.

▶고=제주도가 환경보전기여금 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관광객들이 줄어들 것이라는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있다. 환경보전기여금을 징수한다고 해서 쓰레기 매립장을 확충하거나 하수처리장 등 환경 비용에만 쓰기보다는 생태관광을 활성화해서 국내뿐만이 아니라 해외 관광객 유치에 투자를 해야 한다.

▶부=제주도의 경우 지난 10년 사이에 관광객 수가 대폭 증가했다. 사드 배치 등 중국 정부의 관광 금지 조치라든지 일본 정부에서의 경제보복 등으로 인해서 외국인 관광객은 급감을 했지만, 이러한 빈자리는 내수시장이 메워주는 역할을 했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격상된 상황에서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로 침체돼 있지만, 제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제주 관광업계에서의 타격은 매우 위중한 상황이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제주 관광업계에서도 공감을 하고는 있다.

▶송=환경보전기여금 정책추진 계획과 반대 의견에 대한 의견 수렴 방안은 무엇인가.

▶고=환경보전기여금 제도를 준비하면서 2018년 제주도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관광객의 75%는 비즈니스 목적이고, 방문객의 68%가 자연환경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응답을 했다. 이중에 50% 이상이 '환경보전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할 의사가 있다'라고 응답했다. 강제 추진하는 계획은 전혀 없다. 국민공감대 없이 추진은 형평성의 문제와 제주도에 대한 배타성이 있는 만큼 도민을 비롯해서 전국민들에게 제도의 취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해 공감대를 높여가겠다. 관광협회와도 충분히 의견을 나누고 서로 오해 없도록,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과 방향으로 제도를 추진해 나가겠다.

▶송=협력방안으로 어떻게 하겠나.

▶부=환경보전기여금을 징수 했을 때 관광객이 감소할 것이라고 하는 점은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다만 환경보전기여금을 징수 했을 때 그만한 매력이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제주가 다시 찾는 그런 관광지로 변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매력 포인트를 제주도나 관광협회가 협의해서 방향을 잡아나가야 한다. 관광업체에서도 많은 노력을 하겠다. 그리고 숙박업체 역시 폐기물을 저감할 수 있는 방안을 시행해 나가겠다.

▶송=마지막 한 말씀.

▶고=환경보전기여금 제도가 제주만의 의지로 실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앞으로도 계속 여러 의견을 수렴하고 도입이 이뤄질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리=이태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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