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월동채소 정책 '풍선효과'로 약발 사라지나

제주 월동채소 정책 '풍선효과'로 약발 사라지나
내년 재배면적 준 마늘농가 월동무 재배 전환
대체 작물 제시 못할 경우 과잉생산 '악순환'
  • 입력 : 2020. 11.24(화) 16:32
  • 고대로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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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주 서부지역 마늘 재배농가들이 월동무로 작목을 전환하면서 월동무 생산면적이 지난해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산 월동무 재배면적은 5990㏊로 전년 및 평년대비 각 각 1.8%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월동무 적정 재배면적 5287㏊보다 약 8.5%(703㏊)늘어난 것이다.

 이중 국내 월동무 생산량의 약 30%를 점유하고 있는 제주지역인 경우 성산·구좌 등 동부지역 재배면적은 전년 수준과 비슷한 반면 대정·한경 등 서부지역은 8.1%나 증가했다. 이는 서부지역 고령 마늘재배농가들이 올해는 마늘보다 재배가 수월한 월동무로 작물을 전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년도 도내 마늘 재배면적은 올해에 비해 7.6%감소했다.

 여기에다 제주지역 기상여건 호조로 전반적인 월동무 작황이 평년에 비해 양호해 월동무 생산량은 당초 예상량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고모씨(52·한경면)는 "올해 마늘가격이 너무 안 좋아서 월동무를 재배하게 됐다"며 "월동채소가운데 무 말고는 마땅하게 심을 작물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앞서 제주특별자치도와 (사)제주월동무연합회, 제주농협은 전국 월동무 재배의향면적 조사 결과 2019년산 대비 3% 감소한 5717㏊로 예상됨에 따라 지난 8월 적정 재배면적(5287㏊)을 유도하기 위해 도내 재배면적을 10% 줄이기로 결의했으나 농가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지 못하면서 '전시행정'에 그치게 됐다.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제주지역 무 재배면적이 증가한 것은 태풍피해로 당근 등에서 무로 작목 전환이 이뤄졌고 2019년산 출하기 가격이 높았던 한경 등 서부지역의 재배면적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주산 월동무는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출하가 되는데 현재 출하되고 있는 육지부 가을무와 겹칠 경우 가격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남아있는 육지부 가을무 생산량이 제주산 월동무 가격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는 월동채소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불안정을 해소하고 선제적 수급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월동채소 재배면적 신고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도내 월동채소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무를 대상으로 시행한 후 지난해 부터는 10개 품목으로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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