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치권 없는 행정시장 직선제 의미 있나

[사설] 자치권 없는 행정시장 직선제 의미 있나
  • 입력 : 2020. 11.11(수)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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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시장 직선제가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정부가 국회의원 입법을 통한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은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정부가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에서 물러서면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자치제가 보장되지 않는 행정시장 직선제를 추진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주도의회는 지난 6일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국회의원과 공동으로 국회에서 행정시장 직선제 등 행정체제 개편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이날 행정안전부는 여론수렴을 통해 국회의원 입법으로 추진할 경우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류임철 행안부 자치분권정책국장은 "행정시장 직선제에 대한 의견차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제주도민의 의견이 반영된 의원입법으로 추진한다면 행안부는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앞으로 도의회의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을 위한 행보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좌남수 도의회 의장도 "행정의 민주성과 대응성을 강화하고 도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려면 행정시장 직선제가 대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도의회가 지방자치에 부합하지 않는 행정시장 직선제를 고집하고 있어 걱정입니다. 시민이 행정시장을 뽑기 때문에 제왕적 도지사의 힘을 빼는 효과는 있을 겁니다. 문제는 가장 핵심인 인사권과 예산권이 행정시장에 없다는 점입니다.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달리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최근 도의회 정책토론회에서도 현행 행정체제의 문제점은 기초자치단체가 없어서 발생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 바 있습니다. 따라서 행정시장 직선제가 차선책이 될지 개악이 될지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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