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유충' 사태 강정정수장 관리 소홀

'수돗물 유충' 사태 강정정수장 관리 소홀
여과지 일부 침몰·여과사 교체도 10년 넘어
당국 비상연계 늦어 시민 피해·불안감 고조
  • 입력 : 2020. 10.28(수) 18:32
  • 백금탁기자 ㏊ru@i㏊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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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유충' 사태로 11월부터 강정정수장 운영이 한시적으로 중단될 예정인 가운데 그동안 행정당국이 정수장 시설관리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1강정'이라는 1급수인 점을 감안해 취수원과 수질에 자신하면서 각종 침전물과 유충을 걸러줘야 할 여과지(池)의 관리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28일 제주도와 도수자원본부,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강정정수장은 1987년도에 급속여과지를 설치한 뒤 현재까지 사용 중이다. 시설 노후화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 관리 소홀이 이번 수돗물 사태를 불러온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강정정수장의 여과지가 일부 함몰됐고, 이물질 등을 거르는 역할을 하는 모래인 여과사 교체도 10년을 넘는 등 사실상 여과지의 기능을 상실한 상태로 파악되고 있다.

물 좋은 강정천을 취수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수질은 매우 깨끗하지만 이번 사태처럼 유충이나 이물질이 취수과정에서 유입되면 제어를 할 수 있는 시설의 제기능은 장담할 수 없는 구조다.

현재 역학조사반이 강정정수장의 물을 공급받는 동지역 9곳(33개소)의 수질을 확인한 결과, 대부분의 지역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되고 있다. 다만, 음용수로서는 문제가 되지만 심리적 불안감일 뿐 그밖에 세수나 빨래 등 일상생활에 사용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국내 한 수질전문가는 "현재 강정정수장은 침전지 기능은 물론 여과지의 흡착이 이뤄지지 않는 등 사실상 정수장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강정천 원수의 수질이 워낙 좋기 때문에 그동안 염소소독만해서 물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져도 문제가 없었지만 앞으로 이러한 유사 사태에 대해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번 사태에 따라 도 당국은 이주부터 수돗물 유충 원천차단을 위해 강정정수장 급수구역 인근 정수장 4곳(어승생·회수·토평·남원)을 비상 연계해 1일 2만1000t/일을 대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비상 연계과정에서도 조속한 대처를 하지 못하는 데다 앞으로 관로공사 2곳에 대한 정확한 계획 수립도 내놓지 못하면서 서귀포시민들의 피해와 불안감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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