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예술이 된 폐자원… 쓸모없는 존재란 없다

제주에서 예술이 된 폐자원… 쓸모없는 존재란 없다
봉개동 아트인명도암서 업사이클링 리빙아트전
  • 입력 : 2020. 07.15(수) 20:4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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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만재 작가가 고재로 제작한 블루투스 오디오.

버려진 물건 새활용 작업
텀블러·벽시계·오디오 등
탐나는 생활소품 한자리

세상에 하나뿐인 생활 소품이 곳곳놓인 방에 초대받은 듯 했다. 그곳에 자리잡은 작품들은 저마다 '과거'가 있었다. 쓸모없다고, 낡았다고 외면받던 물건들이다. 가쁜 숨을 몰아쉬던 그것들은 가치를 알아본 이들에 의해 새로 태어났다.

제주시 봉개동(명림로 209) 언덕에 있는 아트인명도암. 강부언 작가가 운영하는 이곳에서 이달 18일부터 8월 14일까지 제1회 업사이클링 리빙아트전이 열린다. 강부언 김수현 신해정 양용방 정환철 최만재 작가가 미술적 요소를 입힌 탐나는 새활용 작품 약 40점을 공개한다.

강부언 작가가 만든 튜바 오디오와 조명 작품.

업사이클링은 버려지는 물건을 재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가진 제품으로 만드는 일을 말한다. 폐기된 자원을 온전한 재료로 쓰려면 그 특성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오랜 시간 바탕작업을 해야 한다. 작업 과정에 더 많은 손길이 필요하다.

'삼무일기' 연작을 하며 고재를 써온 강부언 작가는 빨래판, 장농, 풀 베는 예초기 날 등을 이용한 벽시계를 전시장에 걸었다. 금관악기인 튜바로 만든 오디오도 볼 수 있다. 조각가인 양용방 작가는 위트넘치는 양은냄비 라면시계, 꽹과리시계, 심벌즈시계 등을 제작했다.

신해정 작가가 바다로 떠밀려온 나무로 만든 거울.

업사이클링 가구 소품 작업을 벌여온 김수현 작가는 드럼통을 활용한 의자, 욕실 수납장 등을 만들었다. 커스텀 페인팅으로 변신시킨 해녀와 돌하르방 텀블러에도 눈길이 멈춘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신해정 작가는 그가 '아이들'이라 부르는 건축폐기물이나 바다 쓰레기를 조합해 생활소품을 탄생시켰다. 스탠드 조명, 거울 등을 전시했다.

김수현 작가의 텀블러와 수납 테이블.

양용방 작가의 벽시계.

최만재 작가는 100년쯤 된 궤에 썼던 느티나무 등으로 고품질 블루투스 오디오를 제작했다. 정환철 작가는 스피커 세트를 선보인다.

강부언 작가는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아이디어를 모아 처음 기획한 전시"라며 "앞으로도 매년 여름 업사이클링 리빙아트전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시장 개방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연락처 727-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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