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화의 건강&생활] 음주와 암의 발생

[한치화의 건강&생활] 음주와 암의 발생
  • 입력 : 2020. 07.15(수) 00:00
  •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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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과음을 하는 사람들을 포함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음주 습관을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수준이라고 믿고 있다. 그래서 심각한 병으로 발전해서 병원을 찾은 다음에야 비로소 자신의 잘못된 음주 습관에 대해 때늦은 후회를 하는 환자들을 드물지 않게 만난다. 술을 어떻게 마셔야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까? 한꺼번에 술을 너무 많이 마시고 다음 날 머리가 아프고, 숙취 증상을 겪고 나면 누구나 술이 몸에 해롭다는 것을 바로 알게 된다. 그러나 과음 후에도 숙취 증상을 잘 느끼지 않는 사람들은 몸속에 병이 생겨도 잘 모른 체 오랜 세월 술을 계속 마시게 된다. 반복해서 많은 술은 마시면 지방간, 알코올성간염, 간경화, 간암으로 이어지는 간질환이 가장 염려된다. 지속적인 과음은 식도, 위, 대장의 위장관 질환, 심장질환, 뇌와 말초신경의 질환, 빈혈을 동반한 조혈장애 같은 다양한 질병들을 일으킨다. 만성적으로 술을 계속 마시면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운 알코올 의존이나 중독이라는 정신과 문제로도 발전한다.

술에 들어 있는 알코올이 우리의 몸을 해치는 주된 성분이다. 맥주로부터 시작해서 막걸리, 와인, 정종, 소주, 양주 순서로 점점 더 많은 양의 알코올을 포함하면서 독한 술이 되어간다. 재미있게도 술의 종류에 따라서 술잔의 모양과 크기가 서로 다르다. 그러나 술잔마다 거의 비슷한 양의 알코올이 채워진다. 음주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정하기 위해서 국제보건기구에서는 표준술잔의 개념을 정했다. 1 표준술잔은 성인이 1시간 동안 몸에서 분해할 수 있는 알코올의 양(약 10그램)이다. 음주로 인한 폐해가 발생할 위험이 중등도인 군을 성인 남자는 하루 2 표준술잔(1주일에 14 표준술잔), 알코올 분해능력이 낮은 성인 여자는 하루 1 표준술잔(1주일에 7 표준술잔)으로 정했다. 이보다 덜 마시면 저위험군, 더 마시면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이러한 기준을 참고로 여러분의 음주 형태가 어느 위험군에 해당되는지를 가늠해 보면 어떨까 한다.

대한간암학회에서 알코올과 간암의 관계에 대한 최근 분석결과는 대단히 흥미롭다. 중등도 위험군에 해당되는 소주 2잔(20도 기준)을 매일 마신 경우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서 간암의 발생률이 1.33배나 높았다. 특별히 만성 B형간염 환자는 간암 발생률이 2.35배, 만성 C형간염 환자는 1.85배로 매우 높았다. 비록 하루 소주 두잔에 불과할지라도 매일 마시면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간암의 위험이 33%나 높아지고, 만성 B형간염을 갖고 있으면 위험이 급격하게 더 높아진다고 봐야한다. 알코올을 더 많이 섭취할수록 간암의 발생률은 비례해서 높아지는 상관관계가 역시 입증됐다. 참고로 소주 1병은 6.7 표준잔으로 매일 소주 1병을 계속 마시는 사람은 고위험군에 해당된다. 많은 양의 알코올 섭취는 모든 종류의 암 발생에 2~4% 정도의 악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간암과 더 불어 구강암과 후두암 같은 두경부암과 식도암이 특별히 알코올과 높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이보다는 낮지만 유방암과 대장암도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 끝으로 술이 암의 발생과 상당한 연관이 있다고 해서 몹시 서운한 애주가들이 많겠지만 그래도 건강한 삶을 위해서 음주문화에 큰 변화가 와야 하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한치화 제주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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