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증가세 속 초중고 3차 등교수업 코앞

확진자 증가세 속 초중고 3차 등교수업 코앞
6월 3일 고1·중2·초3∼4학년 첫 등교…학부모 불안 여전
  • 입력 : 2020. 05.31(일) 06:35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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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에도 등교수업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번 주 초·중·고교생 일부 학년이 3차 등교를 시작한다.

일부 학부모들은 최근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는 점 등을 우려하며 등교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31일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다음 달 3일 고1·중2·초등3∼4학년이 첫 등교를 하게 된다. 대상 인원은 모두 178만명에 이른다.

다만 지역사회 감염 확산으로 등교를 연기하는 일부 학교가 있고, 자가격리 중이거나 체험학습을 신청한 학생들도 있어 실제로 등교하는 인원은 이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미 이달 20일부터 매일 등교수업을 받는 고3(44만명)과 지난주 처음 등교한 고2·중3·초1∼2·유치원생 등 1·2차 등교 인원을 포함하면 앞으로 매일 수백만명의 학생들이 움직이게 된다.

최근 이태원 클럽 및 경기 부천 쿠팡물류센터발(發) 확진자 증가세에도 교육부는 4차까지 예정된 등교 수업 개시 일정을 그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물론 최근 확진자 증가세가 두드러진 수도권 지역에서는 전체 학생 중 등교 인원 비율을 고교의 경우 3분의 2, 초·중학교의 경우 3분의 1까지로 제한한 상태다.

이처럼 정부가 순차적 등교 계획을 유지하는 건 아직 생활 방역 체계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강화되지 않았고, 확진자 증가세도 어느 정도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PC방과 학원 운영 자제 등 강화된 방역 지침을 발표한 것도 학생들의 등교 수업을 안전하게 이어가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정부는 수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학교 담장을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고조되고 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커질 대로 커진 상태다.

실제 등교 수업 대상 학생의 확진 사례가 잇따르기도 했다. 대구에서는 이달 21일 수성구 농업마이스터고 기숙사에 입소한 고3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아 학교가 폐쇄됐다. 27일에는 서울 강동구 상일미디어고에서 고3 확진자가 발생했다.

28일에는 쿠팡 부천 물류센터 근무자의 자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학생은 중학교 1학년으로 아직 등교수업을 받은 적은 없다.

같은 날 여의도에서는 학원 밀집 빌딩에서 일하던 학원 강사가 확진자로 판명 난 뒤 이 학원에서 수업을 들은 학생 2명도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진단받았다.

특히 여의도뿐 아니라 동작구를 비롯해 인근 다른 구(區)에서 와서 이 빌딩에 있는 학원에 다닌 학생들도 있어 서울지역 곳곳에 있는 초·중·고교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조모씨는 최근 집 근처에서 고교생 확진자가 발생해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고 이야기했다.

조씨는 "(고2인) 아들이 처음에는 잘 집중이 안 된다고 했지만 이제 온라인 수업에 많이 익숙해졌다"며 "학교야말로 수백명이 모이는 곳인데 그냥 시험만 학교에 가서 보고 수업은 집에서 하는 게 아이들 안전을 위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1학년 딸을 둔 전모씨는 "중3과 고3을 제외하고는 그냥 1학기 내내 온라인 수업을 하는 게 더 효과적일 것 같다"며 "계속 확진자가 발생했는지 신경을 곤두세우면서 주변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계속 학교 문을 닫았다 열었다 하게 될 텐데 이러면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게 큰 의미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이미 학생들이 학원에 다니는 등 집 밖에서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데다 언제까지 등교를 미룰 수 없으므로 최대한 방역에 신경 쓰면서 수업을 지속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주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처음 등교했다는 김현주씨는 "아이가 생각보다 학교를 좋아한다. 공부만 하는 게 아니라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서 사회성을 기르기 때문에 불안해도 일단 보낸다"며 "어른들이 경제활동을 안 할 수 없는 것처럼 아이들도 언제까지 집에만 있을 수는 없으니 방역에 신경 쓰면서 등교 일수를 늘려가는 게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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