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마스크 의무화' "승차거부는 쉽지 않죠"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화' "승차거부는 쉽지 않죠"
정부 대중교통 승차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첫 날
정부·제주 시행일 달라 '혼선'… 미착용 손님 많아
기사들 "취지는 좋지만 강제 탑승 거부 어려워"
  • 입력 : 2020. 05.26(화) 16:34
  • 강다혜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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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중교통 승차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한 26일 제주시 동문시장 인근 정류장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차에 오르고 있다. 이상국기자

"오늘부터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라는 건 알았지만, 아침에 급하게 나오느라 마스크를 깜빡했어요"

정부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26일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발표했지만 제주도는 27일부터 시행하면서 현장에선 승객과 운전자들의 혼선이 빚어졌다.

오전 8시 제주버스터미널~서귀포버스터미널 노선 버스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정류장 4곳을 지나치는 동안 버스에 탑승한 승객 30여명 중 마스크가 없는 사람은 7명이었다. 마스크를 깜빡하고 나왔다는 직장인 현모(29)씨는 "원래는 잘 쓴다"며 "오늘은 늦잠을 자서 아침에 정신이 없었다"고 멋쩍게 웃었다.

운전기사들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였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이 탑승할 때마다 승차를 거부하는 대신 다음부터는 마스크를 꼭 착용해달라는 당부에 그쳤다. 버스기사 A씨는 "오늘부터 승차 거부가 가능하다고 들었지만 바쁜 출근길에 (마스크 없이 승차한 사람을) 제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택시기사들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방침은 알고 있지만 고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같은 날 오전 찾은 제주공항 택시 승차대에는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들로 긴 줄이 이어져 있었다. 택시기사 B씨는 "낮에는 손님 대부분이 마스크를 잘 쓰고 다녀서 원래 큰 문제가 없다"며 "밤에 술에 취한 손님에게 마스크를 써달라고 말했다가 다툴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택시기사 C씨는 "안 그래도 요즘 손님이 귀한데, 승차 거부는 하루 일당을 포기하란 소리"라며 "취지는 좋지만 택시를 타는 승객에게 강제로 내리라고 할 순 없다"고 했다.

이처럼 도내 대중교통 현장에선 마스크 착용 의무화 시행을 놓고 혼란스런 모습이 확인됐다. 기사들이 마스크 없이 승차한 승객에 대해 강제로 탑승을 거부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착용 의무화에 대해 제주도에서 도민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적극적으로 안내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정부에서 마스크 의무화 관련 지침을 공문으로 보내왔는데, 개선명령은 각 지자체에서 자율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제주도는 27일부터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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