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대중교통 개편 후 환승시간 더 길어졌다

제주 대중교통 개편 후 환승시간 더 길어졌다
평일 버스 갈아타는데 평균 13.3분 소요
개편 전보다 8.8% 더 걸려 전국 두번째
이용객 늘었지만 최소 서비스 수준 낙제
  • 입력 : 2020. 05.25(월) 17:55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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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버스 환승(이용객이 원하는 목적지로 가기 위해 버스를 갈아타는 것) 소요 시간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긴 것으로 조사됐다. 또 도내 62개 법정동 중 '최소 수준의 버스 접근성 기준과 버스 운행 횟수 기준'을 모두 충족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토교통부의 의뢰를 받아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실시한 '대중교통 현황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를 기준으로 도내에서 평일에 버스를 이용한 승객들이 버스를 갈아타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13.3분이다. 이는 강원도(14.8분)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긴 소요시간으로, 전국 평균(7.6분)과 비교해도 갑절 가까이 길다.

제주지역 버스 환승 소요 시간은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후 오히려 더 길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전인 2017년 도내 버스 환승 소요시간은 평균 11.2분이었지만, 이듬해 13.2분, 지난해 13.3분으로 2년 사이 8.7% 증가했다.

 대중교통 최소 서비스 수준은 낙제점에 가까웠다.

 공단 측은 전국의 법정동과 법정리를 상대로 대중교통의 접근성과 운행 횟수를 살펴 이용객이 최소한의 대중교통 서비스를 받고 있는지를 조사하는데 법정동의 경우 ▷버스정류장 영향권(400m)에 놓인 도로가 전체 도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특정 노선이 시간당 2회 이상 운행하는 등 두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최소한의 대중교통 서비스가 확보된 '확보 지역'으로 평가 받을 수 있다.

 조사 결과 도내 62개 법정동 중 '확보 지역'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두 기준 중 하나만 충족한 취약지역은 41곳, 둘다 충족 못한 '사각지역'은 21곳이었다. 이렇게 법정동 기준으로 확보지역이 단 한 곳도 없는 지자체는 제주와 강원 뿐이었다.

 공단 관계자는 "제주도의 경우 도시·농촌 복합도시 성격을 띤 법정동이 많은 바람에 운행 횟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농어촌 노선들이 그 지역에 많이 다니고 있었다"면서 "이런 영향으로 대중교통 최소서비스 수준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대중교통 체계 개편 후 이용객이 늘고 만족도가 높아진 것은 위안거리다. 도내 대중교통 이용 인원이 개편 이전과 비교해 2년 사이 17% 늘어 전국에서 증가 폭이 가장 컸고, 만족도는 전년 4.72점(7점 만점)에서 4.85점으로 소폭 상승했다.

다만 18개 이용객 만족 평가 항목 중 배차 시간 간격과 버스 운전기사 친절도, 혼잡도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아 공단 측은 최우선적으로 해당 항목를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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