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출구조조정 노력 없이 재정안정화기금 '탈탈'"

"세출구조조정 노력 없이 재정안정화기금 '탈탈'"
제주도의회 행자위, 코로나19 추경 심사서 지적
홍명환 "구조조정 단 1원 없어... 너무 쉽게 일한다"
  • 입력 : 2020. 05.15(금) 16:55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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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가 코로나19 긴급 생계지원을 위한 이른바 '코로나19 추경예산안' 편성을 위해 필요한 재원을 '재정안정화기금'에서 100% 충당하면서 제주도의회로부터 '안일한 행정'이라는 뭇매를 맞았다. 1원의 세출구조조정노력 없이 향후 지방채 원리금 상환 등 재정을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조성돼있는 기금만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이번 추경예산안에서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1841억원의 도비 매칭비인 266억원과 2차 제주형 재난긴급생활지원금 468억원(도비 100%) 등 734억원을 확보하기 위해 기 조성된 재정안정화기금을 활용했다.

 이는 앞서 지난 4월 임시회에서 강성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코로나19 위기 대응 재정에 한해 전년도말 적립액의 100% 범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제주도 재정안정화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통과됨에 따른 것이다.

 이에따라 현재 남은 재정안정화기금은 올해 본예산에 조성된 300억원이 전부다.

 하지만 15일 열린 제주도의회 제382회 임시회 행정자치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이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홍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이도2동갑)은 "조례 개정을 통해 유동성을 주긴 했지만 그렇다고 100% 다 털털터는 게 맞느냐. 2~3년 후 다가올 위기를 대비하기 위해 적립하자고 한 건데 정말 다른데서는 세출구조조정할 데가 전혀 없어서 미리 당겨온거냐"면서 "이번에 구조조정한 게 뭐가 있나. 단 1원이라도 있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현대성 기획조정실장은 향후 2차 추경을 위해 현재 세출효율화와 지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음을 설명했다.

 하지만 홍 의원은 향후 지방채 원리금 상환 등 재정이 어려워질 상황을 대비해 적립된 재정안정화기금을 단 1원의 절감 노력 없이 사용했음을 지적하면서 "너무 쉽게 일하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현길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조천읍)도 "위기상황에 쓰라고 한 기금인데, 당장 급하다고 다 써버리면 앞으로 도래하는 상황은 뭘로 대비할 것이냐. 결국 다시 빚을 낼 수밖에 없다"며 도정의 세출조정 노력 부족을 지적했다.

 또 현 의원은 제주도가 조문 정비를 위해 제출한 '재정안정화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 일부개정조례안'과 관련 "코로나19로 인한 상황을 통해 제도개선을 해버리면 이 기금이 목적외의 일반예산에 투입돼 쓰여질 수 있는 여지가 우려된다"면서 앞으로 3~4년 후 지방채 원리금 상환 등 재정부담 가중 시점에서 기금이 없다면 결국 빚내고 빚 갚게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음을 지적했다.

강성균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애월읍)도 도의 예산운용 실패 부분을 재정안정화기금을 사용해 메꾸기 위한 책략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도의회는 제주도가 제출한 제1차 추경예산안을 가결했고, '재정안정화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사실상 부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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