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지도 막막"… 긴급 돌봄 신청 크게 늘었다

"학습 지도 막막"… 긴급 돌봄 신청 크게 늘었다
초등 1~3학년 온라인 개학에 긴급 돌봄 신청 47% ↑
부모 개학 우려 '현실'… 개학 이후 학습 격차 문제
이석문 "5월 등교 개학 신중… 가능성 검토해 준비"
  • 입력 : 2020. 04.20(월) 17:03
  •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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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3학년이 온라인 개학한 첫날(20일), 제주시 외도동에 사는 학부모 A씨는 오전 내내 아이 곁을 지켰다. EBS 방송 시간에 맞춰 수업을 듣는 걸 돕기 위해서다. TV 앞에 앉은 아이의 수업 시간은 오전 9시 30분 국어를 시작으로 오전 11시 수학이 끝나기까지 1시간 정도로 짧았지만 이에 집중하도록 지켜봐 주는 것은 엄마의 몫이었다.

A씨는 "EBS 방송을 시청하고 학습 일지에 부모가 확인 서명을 하면 출석이 인정돼 첫 원격 수업이지만 어려움은 없었다"면서도 "아이가 혼자선 집중하는 것을 어려워해 함께 수업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모가 곁에서 학습을 도와줄 수 있다면 사정이 나은 편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챙겨줘야 할 게 많아 '온라인 개학'이 곧 '부모 개학'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탓이다. 조손가정이나 맞벌이 가정 등의 학습 지도 어려움을 반영하듯 학교 긴급 돌봄을 신청한 학생 수는 크게 늘었다.

제주도교육청이 긴급 돌봄 대상자인 초등학교 1~3학년의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체 학생 2만377명의 22%(4504명) 이상이 긴급 돌봄을 신청했다. 이는 지난 17일 긴급 돌봄에 참여한 초등학생이 3047명인 것과 비교해 47.8% 많은 수다. 온라인 개학이 길어지면 가정에서의 지도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학년 학부모인 이모(37)씨는 "시어머니에게 아이를 맡기고 일하고 있지만 할머니에게 학습 지도까지 맡기기엔 한계가 있다"며 "퇴근한 이후에야 그날 수업은 잘 들었는지, 학습 과제는 했는지 봐줄 수 있다"고 말했다.

가정에서의 학습 지도 공백이 학생 간의 교육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일부 가정에선 학원, 교습소 등에 원격 수업 지도를 맡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학부모 고모(34)씨는 "원격 수업으로 배운 내용은 등교 개학 이후에 다시 반복하지 않는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이를 제대로 학습하지 못했을 때 아이가 뒤쳐지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내 모든 초중고생이 온라인 개학에 들어간 이날 이석문 교육감은 도교육청 주간기획조정회의에서 "학교 현장과 충실히 협력하면서 개학 안정화에 만전을 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5월 등교 개학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데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가능성을 종합 검토해 등교 개학을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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