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7명' 더불어시민당 투표용지 넷째칸 예상

'의원 7명' 더불어시민당 투표용지 넷째칸 예상
지역구 4명·비례 3명…통일기호 부여 대상 아니라 6석 정의당에 밀려
열린민주당에 "유사 비례정당" 견제구…시민당에 '쌍둥이 선거운동' 지원
  • 입력 : 2020. 03.25(수) 14:03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더불어민주당은 25일 4·15 총선범여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시민당)에 불출마 현역 의원 7명을 파견하기로 결정하고 관련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오늘 오후 의원총회에서 최종 보고가 될 텐데, 7명 정도 (시민당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구 의원 중에는 이종걸·신창현·이규희·이훈 의원 등 4명이, 비례대표 의원 중에는 심기준·정은혜·제윤경 의원 등 3명이 시민당으로 당적을 옮길 예정이다.

 비례대표 의원들은 이날 오후 2시 의총에서 제명이 확정된다.

 민주당에서 추가로 파견 의사를 밝히는 의원이 없다면, 7명의 현역 의원을 보유하게 되는 시민당은 총선 정당투표용지에서 민생당과 미래한국당, 정의당에 이어 네번째 칸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의석수를 기준으로 보면 민생당은 21석(신용현·이상돈·임재훈 의원 포함), 미래한국당은 10석, 정의당은 6석이다.

 시민당은 정의당보다 의석수가 1석 많지만 통일 기호 우선 부여 대상이 아니라 투표용지상 순서가 정의당 뒤로 밀리게 된다.

 공직선거법 150조는 5명 이상의 지역구 의원을 가진 정당이나 직전 대통령 선거·비례대표 의원 선거 등에서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에 전국적으로 통일 기호를 우선해 부여한다고 규정한다.

 민생·미래한국·정의당은 모두 통일 기호 우선 부여 대상이기에 일단 투표용지윗순서를 받는다.

 시민당은 선거에 나선 적이 없고 지역구 의원도 5명을 못 채운 4명이기 때문에 통일 기호 우선 부여 대상 정당 뒤에 위치하게 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시민당 소속 의원이 7명으로 정의당보다 많더라도, 통일 기호 우선 부여 대상인 정의당보다 투표용지상 순서는 뒤로 밀린다"고 말했다.

 다만, 투표용지 기호가 결정되는 27일 이전에 민주당 지역구 의원 중 1명이라도추가로 시민당에 파견되면 시민당도 통일 기호 우선 부여 대상이 돼 현역의원 숫자로만 순서 다툼을 벌이기 때문에 정의당보다 앞설 수 있다.

 시민당 기호를 끌어올리기 위한 민주당의 의원 파견 노력을 두고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불과 지난달 통합당의 미래한국당 의원 파견에 대해 '후안무치하다', '정치를 장난으로 만든다'고 비난했던 민주당이 결국 같은 행동을 하고 있어서다.

 민주당은 의원 파견 등으로 시민당에 힘을 실어주는 한편, 여권 지지자 표를 두고 경쟁 관계가 된 열린민주당에 대한 견제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시민당은 여당인 민주당이 전 당원 투표를 통해 참여한 유일한 비례연합정당이다. 시민당의 승리가 곧 민주당의 승리"라며 "일각에서 민주당을 탈당한 개인이 유사 비례정당을 만들었는데 무단으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참칭하지 말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윤호중 사무총장도 라디오에서 "굉장히 높은 도덕성과 자격 기준으로 진행한 민주당의 공천과정에서 탈락하거나 부적격 판단을 받은 분들이 열린민주당을 통해 부활을 노리는 것은 우리 당의 공천 시스템에 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열린민주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끌어올리는 것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등을 후보로 세워 강성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의 표심을 공략하는 열린민주당에 지지자 '파이'를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선거 전 마지막 최고위를 하고 본격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본격적인 선거체제에 돌입하면 민주당은 '다른 정당을 위한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선거법 88조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시민당을 최대한 지원하는 선거운동에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민주당과 시민당이 로고부터 후보 선거운동 복장, 공보물까지 유사하게 만들어 유권자들에게 두 당의 밀접성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쌍둥이 선거운동' 전략을 펴겠다는 생각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명칭과 로고 등이 유사하더라도 해당 정당들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제한하기는 어렵다"며 이런 선거운동이 위법하지 않다고 해석했다.

 열린민주당은 민주당과 시민당의 이런 움직임에 대응해 '선명성'과 '국민 참여로 뽑은 후보의 정당성'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인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열린민주당이 국민 추천으로 후보를 받고 그중 응한 사람들에 대해 당원과 국민의 투표로 후보를 결정한 것은 한국 정치와 정당 민주주의 발전에 의미 있는 실험"이라며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국회에서 검찰 사람들을 앞에 두고 물어보는 장면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음주운전 논란이 있는 주 전 대표는 "저 자신이 자랑스러운 건 아니지만 그런 게 국회의원에 나오는 데 심각한, 대단한 결격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했고 그에 대한판단은 결국 당원이나 국민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80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