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입김'에 친황그룹 대거 공천 생환

황교안 '입김'에 친황그룹 대거 공천 생환
미래한국 공천 뒤집기 이어 민경욱도 부활
  • 입력 : 2020. 03.24(화) 18:01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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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과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4·15 총선 공천 막판에 '친황'(친황교안)으로 불리는 인사들이 공천자 명단에상당수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통합당 내에선 황교안 대표가 공천에서 이렇다 할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일부 인사들은 이를 "과거와 달리 자기 사람 챙기기를하지 않은 것"이라며 '혁신 공천' 사례로 언급했다.

 하지만 막바지에 황 대표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모양새다. 통합당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공천 결정이 황 대표가 주도하는 당 최고위원회의 재의 요구로 잇달아 뒤집어지면서다.

 특히 황 대표는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공천 파동을 '지도부 및 공관위 교체'로진압했다.

 24일 통합당 공관위에 따르면 지난 22∼23일 진행된 인천 연수을 경선에서 현역인 민경욱 의원이 55.8%를 얻어 민현주 전 의원(49.2%·여성 가산점 5%포함)을 누르고 '생환'했다.

 당초 단수 공천을 받았다가 경선으로 결과가 뒤집힌 민현주 전 의원은 '김형오계(係)'로 분류되는 반면 민경욱 의원은 황 대표 취임 후 첫 대변인을 맡은 대표적인 친황 인사로 꼽힌다.

 대구 달서갑에서도 기존에 전략공천을 받았던 이두아 전 의원이 경선에서 패해 본선행 티켓을 홍석준 전 대구시 경제국장에게 넘겨주게 됐다. 이 전 의원은 과거 이명박 대선후보 캠프에서 함께 일한 인연 등으로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 측 인사로 분류된다.

 이에 앞서 부산 북강서을에서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의혹으로 김원성 후보의 공천이 취소되자, 황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도읍 의원의 전략공천이 이뤄졌다. 당초 김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또한 서울 강남을에서 최홍 후보의 과거 맥쿼리투자자산운용 대표 시절 금감원 제재 이력이 문제가 돼 공천이 취소되면서 박진 전 의원이 공천됐다. 박 전 의원은 황 대표의 경기고 1년 선배다. 황 대표가 미래한국당에 박 전 의원의 비례대표 공천을 요청했다는 말도 있다.

 이에 따라 '김형오 공관위' 체제에서 친황 인사들이 공천장을 받지 못하고 결국황 대표의 입지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결국 황 대표가 막판 뒤집기를 했다는 말이 나온다.

 한편 이날로 사실상 마무리된 통합당 공천 결과 '친황' 그룹은 김도읍(부산 북강서을)·김명연(경기 안산 단원갑)·이헌승(부산 부산진을)·민경욱(인천 연수을)·박완수(경남 창원 의창)·추경호(대구 달성)·정점식(경남 통영·고성) 의원 등 현역은 비교적 선전했다.

 반면 원영섭 미래한국당 사무부총장, 김우석·조청래 당대표 특보, 이태용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 등 원외 인사는 고배를 마셨다. 살아남은 원외 인사는 윤갑근 전 고검장(충북 청주 상당)·유상범 전 검사장(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정도다.

 전체적으로는 미래한국당으로 이적한 의원과 민생당에서 탈당해 의원직을 잃은 안철수계, 공천배제(컷오프) 후 탈당한 의원 등을 포함한 총 124명의 의원 중 54명이 교체되면서 '현역 물갈이율'은 43.5%를 기록했다.

 공관위가 혁신을 내세우면서 당내 주류였던 친박계에서는 정갑윤(5선·울산 중구), 유기준(4선·부산 서구동구), 윤상현(3선·인천 미추홀을)·김재원(3선·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의원 등 상징적 중진들이 컷오프됐다.

 반면 한때 친박계의 대척점에 섰던 '유승민계'는 이혜훈(서울 동대문을)·하태경(부산 해운대갑)·오신환(서울 관악을)·유의동(경기 평택을)·지상욱(서울 중구·성동을) 의원 등이 공천을 확정해 선방했다. 미래한국당에 합류한 정운천 의원도 비례대표 당선권 안인 16번에 배치됐다.

 원외인사인 이준석(서울 노원병)·진수희(서울 중구·성동갑)·구상찬(서울 강서갑)·김성동(서울 마포을) 등과 신인인 김웅 전 검사(서울 송파갑)와 김용태 전 새로운보수당 청년대표(경기 광명을)도 공천을 확정했다.

 또한 황 대표는 선거법 위반 가능성까지 무릅쓰고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공천에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한선교 전 대표와 공병호 전 공관위원장의 의견이 대폭 반영된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놓고 공천 갈등이 고조되자, 황 대표는 "대충 넘어갈 수 없다", "잘못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라고도 했다.

 결국 한 전 대표 등 미래한국당 지도부는 물론 공관위가 교체됐고, 그 결과 윤주경·윤창현·이종성·최승재·지성호·전주혜·허은아 등 황 대표가 영입한 인재들이 비례대표 명단에서 앞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통합당 관계자는 "최근 황 대표의 행보는 총선 승리를 위한 것이지사심을 채우기 위한 것이 절대 아니다"라며 "재의 요구로 경선이 열리기는 했지만 결국은 경선에서 국민이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천 탈락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하는 현역 의원들이 줄을 잇는 데다, 공천막바지 '친황 인사'들의 공천이 이어지면서 통합당 내 공천 여진이 이어질 가능성도배제할 수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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