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왜 예배당 예배 집착하나

한국교회는 왜 예배당 예배 집착하나
로나19 확산 우려에도 일부 교회 고수해 비판 일기도
"예배 중단, 종교의 자유 아닌 공공성 측면서 생각해야"
  • 입력 : 2020. 03.16(월) 14:38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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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일부 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예배당 예배를 고수하는 개신교 교회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 동안교회에서는 지난달 20∼22일 수련회에 참석한 교인 5명과 전도사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수원 생명샘교회와 부천 생명수교회에서도 확진자가 각각 10명 넘게 나왔다. 여기에 16일 성남 은혜의 강 교회 신도 40명이 한꺼번에확진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교회 집단감염이 지역사회를 공포에 떨게 했다.

 신천지예수회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확산이 알려지자 불교와 천주교가 사람들이 모이는 법회와 미사를 전격 중단한 것과 달리 개별 교회 권한이 큰 개신교계에서는 온라인 예배 전환 움직임 속에서도 예배당 예배를 멈추기힘들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나왔다.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은 지난 9일 발표한 성명에서 언론이 예배당 예배를 하는 교회를 '경쟁적으로' 보도하는 행태는 "여론몰이에 의한 또 다른 종교탄압"이라며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 방지와 무조건적인 예배 중단은 차원이 다른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도 13일 내놓은 목회서신에서 "예배는 그 누구도 침범할수 없는 가치이자 포기할 수 없는 교회의 첫 번째 목적"이라며 지자체가 공문을 보내 예배당 예배 중단을 요구하는 행위를 '협박'으로 규정했다.

 한교연과 한교총은 모두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예배 방법을 달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예배당 예배를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개신교계에서는 사회가 달라졌음에도 예배당 예배를 원하는 보수적 신도가 적지않다고 털어놓는다. 이들은 예배당 예배를 지켜야 하는 이유로 성경과 한국교회 특수성을 제시하기도 한다.

 교회용어사전에 따르면 교회(敎會) 원뜻은 '밖으로 불러 모으다'로, 예수를 고백하는 성도 모임을 지칭한다.

 신학박사인 개신교계 인사는 "예수가 부활한 날에 모여 기뻐하며 예배를 드리는것은 개신교인의 의무이자 특권"이라며 "현장 예배를 통해 교회가 강화한 사회적 기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약 누가복음에 나오는 '큰 잔치 비유'로 예배당 예배를 설명했다. 어떤 사람이 큰 잔치를 베풀기 전 많은 사람을 청했는데, 대부분 사양하자 종이 가난한 자와 몸이 불편한 자들을 데려왔다. 이에 주인은 "전에 청했던 그 사람들은 하나도 내 잔치를 맛보지 못하리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한국교회는 일제강점기에 국가 권력으로부터 예배를 금지당한 경험이 있는데, 교회에 모여 예배를 드리지 않는 것이 배신행위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면서 "헌금 감소 영향도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교회사를 연구하는 안교성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개신교계 언론 한국기독공보에 실은 글에서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예배당 예배를 지킬 때 '핍박 패러다임'을 거론했는데, 코로나19 사태는 '재난 패러다임'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핍박 중에 예배하는 것은 귀한 일이고, 그 핍박은 당사자에게만 미친다"며 "재난 상황에서 예배는 재난의 또 다른 확산이라는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 계기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경 역사를 볼 때 예배 형태나 형식은 다양했고, 예배를 둘러싼 상황도 다양했으며, 주일을 지키는 주일 성수(聖守) 양상도 다양했다. 지금도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교회 대책은 완벽하지 않다"며 "교회가 주일 아침 모임을 빼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허약하고 결속력 없는 존재인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익명을 요구한 목사는 "교회가 코로나19 확산 진원지로 언급된다면 과감히 예배당 예배를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예배당 예배 중단은 종교 자유 침해가 아니라교회의 공공성 제고라는 측면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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