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클린제주 그린제주] (1)프롤로그

[2020 클린제주 그린제주] (1)프롤로그
‘청정제주’ 위기… 환경 오염·자원 고갈·경관 훼손 가속
  • 입력 : 2020. 01.01(수)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고사된 한라산 구상나무. 한라산 구상나무숲 면적은 최근 10년새 112㏊ 가량 감소했다. /사진=한라일보DB

제주 지하수 오염 가속
생명수인 용천수도 고갈
하늘 뿌연 미세먼지 일상
최근 3년간 도내 산림
마라도 28배 가량 사라져
한라산 구상나무는 고사
제주연안 해양오염 심각
연안 어장 어족자원 고갈
쓰레기·하수문제 고착화
양돈 악취는 고질적 민원
환경정책 전반 재검토 절실


오늘날 제주사회는 지하수 오염과 대기오염, 폐기물 처리, 산림면적 감소, 해양오염, 악취문제 등 다양한 환경문제에 직면해 있다.

제주의 지하수는 질산성질소 등으로 오염되고 용천수는 고갈되고 있다. 도내 지하수의 평균 질산성질소는 ℓ당 4.2㎎이지만 제주 서부 일부지역은 연간 ℓ당 24㎎에 달하고 있다.

동부지역 지하수 질산성질소 평균 농도는 지역에 따라 ℓ당 2.5㎎~2.8㎎으로 먹는 물 수질기준 ℓ당 10㎎와 비교할 때 양호한 수준이지만 구좌읍의 경우 2014년 ℓ당 3.0㎎ 수준에서 2018년 4.0㎎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급속하게 오염되고 있다. 비료사용량 증가와 가축분뇨 액비살포 등으로 질산성질소 농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오염으로 인해 생태계가 변해버린 제주시 탑동 바다속 모습

예전 제주에서 생명수 역할을 해온 용천수는 해안 매립과 과도한 개발, 해안도로 개설 등 각종 개발사업으로 훼손되거나 사라지고 있다.

제주발전연구원이 도내 용천수 실태를 조사한 결과 도내 용천수 1025개소 가운데 확인된 곳은 661개소에 불과했다. 나머지 364개소는 매립 등으로 위치를 확인할 수 없었다. 현재 남아있는 661개소중 145개소는 용천수 원형이 훼손됐고 용출량이 감소하거나 고갈된 곳은 227개소에 달했다. 특히 먹는물 수질기준에 적합한 용천수는 수질조사 대상 531개소 가운데 255개소에 그쳤다.

대기오염으로 미세먼지가 제주의 하늘을 뒤덮는 날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해 3월 5일 제주도에 사상 처음으로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이날 제주시 이도동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매우나쁨 수준인 105㎍/㎥에 달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등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일반적인 먼지는 코로 들어오면 코털과 기관지 섬모에 의해 단계적으로 걸러진다. 하지만 입자 크기가 작은 미세먼지는 몸 속 깊숙이 침투하는데 초미세먼지의 경우 폐에서도 걸러지지 않고 호흡기 내부로 유입돼 호흡기, 심혈관 질환 및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제주에서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 이상을 보이는 날은 이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각종 개발등으로 인해 도내 산림 면적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각종 희귀 철새들이 모이는 순천만습지(사진 위)와 서울에서 명물로 자리매김중인 청계천 전경.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도내 산지전용 허가 면적은 847㏊에 달했다. 마라도 면적(30㏊)의 28배 이상에 달하는 산지가 사라진 것이다. 2016년에는 362.7㏊, 2017년 240㏊, 2018년에는 244.3㏊가 사라졌다. 산림은 우리에게 휴양 기능을 제공하고 대기를 정화한다. 강수량을 토양으로 흡수하게 하여 땅 속에 저장하고 저장된 물을 적절히 방출해 흐름을 조절하는 능력도 지니고 있다. 강우시 홍수 유량을 경감시키는 홍수 조절 기능, 수질을 깨끗하게 하는 수질 정화 기능도 한다. 이런 역할을 하는 도내 산림 면적이 감소하면서 우리가 누려야 할 혜택도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한라산의 구상나무 숲도 줄어들고 있다.

2006년 738.3㏊이던 한라산 구상나무숲의 면적은 2015년 626㏊로 감소했다. 구상나무 숲 내 고사비율도 1996년 평균 15%에서 2014년 67%로 급증했다.

한라산 구상나무 고사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구상나무의 노령화, 기후 변화, 바람, 잦은 태풍, 적설량 감소 등 자연재해, 병해충 가능성, 강수량 증가와 증발량 감소 등으로 인한 토양의 수분 과다 등을 꼽고 있다.

제주연안 해양오염도 심각하다. 기후변화에 의한 도내 연안 어장의 수온상승과 각종 육상 오염원에 의한 어장 생태계의 환경 변화가 가속화 되고 있다.

 하천을 통해 바다로 유입되고 있는 빗물 사진=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 제공

하천과 배수로의 아스팔트식 정비는 육상오염 물질과 대량의 토사 유입을 가속화해 조간대의 육상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전역을 감싸고 있는 하천과 소하천 가운데 일부는 하천범람으로 인한 농경지 침수 예방 등에 정비의 초점을 두면서 대형 배수로로 변모했다. 집중호우시마다 이 거대한 배수로를 따라 육상에 있던 토사와 쓰레기등이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하천 하구 바닷가에는 매년 엄청난 양의 쓰레기 등 퇴적물들이 쌓이고 있고, 이 때문에 연안 바닷가는 수생착화식물이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 수생착화식물이 사라지면서 하위생태계 파괴에 의한 어족자원 고갈도 가속화되고 있다.

도두하수처리장 등에서 배출수 기준치를 초과한 방류수가 바다로 유입되면서 환경오염이 가중되고 있다.

도내에서 발생하는 각종 폐기물은 자체 처리하지 못하고 다른지방으로 반출해 처리하는 일도 반복되고 있다. 특히 매립장 포화 등으로 자원화가 가능한 폐기물까지 소각처리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광물자원의 90%, 에너지의 97%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해야하는 자원과 에너지 다소비국가로 자원 재활용을 중시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고 발생된 폐기물은 물질 또는 에너지로 최대한 이용함으로써 천연자원의 사용을 최소화하는 자원순환사회 조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는 자원순환사회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해마다 350억원의 혈세가 도내 양돈장 분뇨·악취 관리에 투입되고 있지만 악취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제주의 환경은 이제 감당할 수 없는 상태에 도달하고 있다. 현 상태로 방치할 경우 지속가능한 개발과 발전은 더 이상 기대 할 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본보는 올 한해 동안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제주의 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073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