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서관에서 만나는 책이야기] (10·끝)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

[작은 도서관에서 만나는 책이야기] (10·끝)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
우리는 얼마나 풍요롭고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가?
  • 입력 : 2019. 12.13(금)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안재홍(왼쪽) 서귀포시민의 책읽기위원회 위원이 '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를 두고 이해진씨와 대담하고 있다

여러 실험과 상담사례 통해
영유아기 시절의 애착손상
문제점과 예방법 조언 담아
아이에게 진짜 중요한 것 등
사회문제 생각할 기회 제공




세계적인 심리교육 전문가인 최성애·조벽 교수가 전하는 애착 심리학. 사랑은 애착으로 시작되고, 안정적 애착은 행복으로 이어진다. 정서적 빈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안정적인 애착의 중요성과 건강한 관계를 만드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최성애·조벽, 해냄출판사







▶대담자: 이해진

대담진행: 안재홍(서귀포시민의 책읽기위원회 위원)



▶안재홍(이하 안): 우선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까요?

이해진(이하 이): 저는 제주에 이주한 지 5개월 된 결혼 3년차 주부 이해진입니다. 제주에 오게 된 이유는 아이를 키우는 데 제주가 참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되었어요. 지금 표선면에 살고 있습니다.



▶안: 제주가 아이를 키우기 참 좋은 환경이라고 했는데 좀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그런가요?

이: 제주에 오는 분들은 모두 공감하겠지만 무엇보다 자연환경이 좋습니다. 바다도 가깝고 오름도 가까운 동네에 살고 있지요. 그리고 아직은 아이가 어려서 그렇지만 학교도 도시의 큰 학교 보다 작은 학교, 전교생이 모두 알고 지내는 학교라서 교육환경이 마음이 들었습니다.



▶안: '금수저, 흙수저'라는 말을 정서적인 측면에서 다룬 책인데요.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전체적인 소감은?

이: 우리는 경제적 빈부격차를 두고 "나는 금수저다, 흙수저다." 이야기를 많이 했었는데요. 이 책에서는 겉모습이 아닌 마음 속, 즉 정서적으로 얼마나 풍요롭고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 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실험과 상담사례를 통해서 영유아기 시절 애착손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애착손상을 막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모두 함께 고민해볼 수 있게 적절한 조언도 제시하고 있는 것이 좋았습니다. 책의 도입부에 애착손상의 문제점을 다룬 부분에서는 애착손상 때문에 저만큼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실험을 통해서 보여 지는 구체적 결과와 주변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애착손상 상담사례들을 보면서'애착'이란 단어가 아이의 성장은 물론 사회 전반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깨닫게 되면서, 신생아시기에 본인이 힘든 것만 생각하고 즉각 반응해주지 못한 것에 대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안: 영유아기 애착손상이 다양한 사회문제와도 연관되어 있음을 이 책에서는 말하고 있는데요. 특히 지금 우리나라의 아이들이 애착손상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은?

이: 대한민국은 요즘 청소년범죄, 자살 등 사회적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의지가 약하다, 교육이 잘못되었다." 라고만 여겼는데, 이것이 영유아기 애착손상이 원인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애착손상이 원인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영유아기 애착형성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다양한 교육과 함께 아이가 부모와 함께 할 시간이 늘어나도록 사람들의 잘못된 육아 인식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 한때 서양에서 유행했던 극단적 행동주의 육아법. 우리나라도 여전히 그 교육법이 전해내려 오는데요. 이 책을 읽기 전과 후, 이 육아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이 바뀌었나요?

이: 행동주의교육법은 바람직한 행동에는 상을 주고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에는 벌을 줌으로써 아이 행동을 수정하는 방법인데요. 저 또한 아이를 임신했을 때, 아이가 태어났을 때 당연히 그렇게 해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다 어른들이 편하기 위한 방법이었고, 아이를 위한 방법은 아니었습니다. 아기들이 원하는 것은 길들여짐이 아니라 부모의 사랑과 관심, 정서적 교감이었습니다. 우린 너무 일찍부터 아이를 부모가 편한 쪽으로 키우려고 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고, 책을 읽고 난 후 좀 더 내 아이의 행동을 지켜보고 아이의 정서적 요구사항을 알아채려고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안: 애착손상에 관하여 서양에서는 다양한 실험과 그에 관한 결과들로 애착손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데요. 기억에 남는 실험예시나 애착손상 상담사례가 있다면?

이: 오스트리아의 정신과의사 '르네 스핏츠 박사'는 6~18개월 된 아기들에게 기본적 돌봄만 주고 정서적 돌봄을 주지 않는 실험을 했는데요. 그 결과는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잘 걷던 아이가 점점 걷지 않고 태아 때로 돌아가더니 성장이 중단되고,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르기까지 하는 결과였습니다. 스핏츠 박사 또한 정서적 돌봄의 박탈이 이정도로 악영향을 미칠 줄 몰랐다고 언급했습니다.



▶안: 이 책에서는 양육자의 애착유형에 대해서도 언급하였습니다. 성인의 애착형성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이: 어떤 애착을 형성하느냐는 '양육자가 어떻게 자랐느냐'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책에서 나오는 다양한 상담사례를 보면 부모에게서 안정적인 애착 형성이 되지 않은 채 자란 성인이 후에 자기 아이에게도 똑같이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 것을 보면 양육자의 영유아기 시절을 되짚어 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육아로 한창 스트레스를 받던 중 위로가 된 문구가 있었습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 인데요. 이 문구 덕분에 힘을 내고 육아를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부모가 유년시절 잘 자랐고, 행여 애착손실이 있었더라도 잘 극복하고 행복해졌다면, 그 행복함은 그대로 아이 돌봄에 나타날 것이고, 그러면 아이도 행복하게 잘 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안: 아이를 정신적 금수저로 키우기 위해 제시된 방법을 바탕으로 본인은 어떻게 아이를 키울 것인지 생각해 본 것이 있다면?

이: 옛날 한 참 유행하던 가훈 중 하나가 "가화만사성"이었습니다. 가족이 화목해야 모든 것이 잘 된다는 뜻인데요. 가정이 화목하려면 그만큼 마음 속 응어리가 생기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자주 소통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애착손상은 아이의 신호에 빨리 캐치하고 조치해주지 못한 것에서 시작된다고 봅니다. 단순히 말이 오가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더 애착을 가지고 관심을 보이는 것부터가 소통의 시작 아닐까요? 조금이라도 더 일찍 이 책을 접하게 되어서 다행입니다. 지금이라도 아이에게 더 관심을 가지고 애착손상으로 인한 발달 트라우마가 생기지 않도록 항상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보려고 합니다.



▶안: 이 책을 어떤 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나요?

이: 처음에는 부모들에게만 추천하기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책을 다 읽었을 때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애착손실로 인한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다루었으며 이 문제는 부모들의 인식과 행동만 바뀌어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통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성인들도 있을 것이며, 아이에게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부모들도 늘어날 것이며,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인식이 바뀔 수 있기에, 이 책을 많은 분들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안: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제주에 와서 좋은 이웃들을 만났습니다. 그래서 제주살이가 하루하루 즐겁습니다. 얼마 전에 지역 여성합창단도 가입해서 활동하는데 이모 같고, 어머님뻘도 있으셔서 푸근한 합창단입니다. 앞으로 어려움도 있겠지만 이 책에서 제가 배운 대로 아이를 정서적으로 풍요롭게 키우고 이웃들과 보람 있게 살고 싶습니다.



남원 LH새마을작은도서관


2017년 6월에 개관한 새마을문고 도서관으로 2200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책읽기운동 및 지역주민의 평생교육과 문화향유에 힘쓰고 있다.

무엇보다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수업을 지원하고 있는데, 12개월 미만의 자녀를 둔 엄마를 위해 베이비 마사지 교실, 어린이 독서교실, 포토샵 디자인 수업, 재밌는 유아코딩, 어르신을 위한 휴대폰 배우기 등을 진행하고 있다. 매월 1회 모여서 책을 읽는 '남원북클럽'도 운영하고 있는데 모든 프로그램의 참여도가 아주 높다. 주민들은 '귤 향기 도서관'이라 부른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남원체육관로 342. 전화 064-764-8861, 010-7176-4960.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7393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