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국립방언연구원 설립해야”

“제주도에 국립방언연구원 설립해야”
제주학연구센터 제주학대회 이상규 전 국립국어원장 제시
"국립국어원서 관장 역부족… 제주에 본원 지방에 분원"
  • 입력 : 2019. 11.11(월) 2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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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제주칼호텔에서 개막된 '소멸 위기의 제주어 보전과 부흥 방안' 주제 제주학연구센터 제주학대회 부대행사로 제주어 도서, 제주어 음반, 제주어 상품 등을 전시한 제주어 자료전이 열리고 있다. 이상국기자

제주도에 국립방언연구원을 설립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국립국어원장을 지낸 이상규 경북대 명예교수는 11일 '소멸 위기의 제주어 보전과 부흥 방안-세계 언어학자들에게 듣는다'를 주제로 제주칼호텔에서 열린 제주학연구센터 제3회 제주학대회 기조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이 교수는 '우리가 함께 지켜 내어야 할 절멸 위기의 제주방언' 기조 강연에서 "절멸 위기에 있는 제주방언의 보존은 국가적인 과제인 동시에 지방정부가 함께 추진해야 할 과제"라며 "그러한 과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노력으로 국립방언연구원의 설립 법안 마련과 동시에 국가기관의 유치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규 전 국립국어원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이상국기자

그는 방언연구원을 '국립'으로 설립해야 하는 일에 대해 "그 소멸 속도가 빠른 만큼 국가 차원에서 이를 관리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라며 "현재 우리나라에는 어문 정책을 담당하는 국립국어원이 있지만 현재의 시스템으로 국립국어원에서 방언을 관장하는 일은 역부족이어서 국립국어원과 별도로 국립방언연구원이 들어서는 게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제주 지역에 방언연구원 본원을 두고 각 도 단위에 최소 하나 이상의 분원을 두어 유기적 관계를 형성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분원은 방언학을 전공으로 하는 사람과 향토 연구자를 아우르는 조직으로 되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기조강연에 이어 줄리아 살라방크 SOAS 런던대 교수는 '언어부흥 모델: 과정과 결과에 대하여' 주제 발표에서 영국, 태국 사례 등을 통해 "언어 사용을 가정에서 먼저 안전화시켜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을 무시하고 학교 교육에만 집중하는 데서 문제가 생긴다"며 웨일즈어 몰입교육을 받은 학생 대다수가 학교 졸업 후 웨일즈어를 일상어로 사용하지 않는 현실을 꼬집었다. 살라방크 교수는 "유창한 화자 없이는 그 어느 것도 불가능하다"며 "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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