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형의 한라시론] 인정에 목마른 팀원

[유동형의 한라시론] 인정에 목마른 팀원
유동형 진로·취업컨설팅 펀펀잡 대표
  • 입력 : 2019. 10.17(목)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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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 중심으로 하는 직업훈련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실제 건축현장에서 빌더(건축기술자) 교육을 하고 있다. 교육을 팀단위로 진행하고, 팀원들이 팀장을 뽑아서 리더를 정하고, 팀원들이 협력하는 방식으로 진행을 하고 있다. 교육 중 지은 집이 연습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건축물이기 때문에 하자 없이 꼼꼼하게 시공해야 하므로 매우 신중하게 진행할 수밖에 없다. 교육이기도 하지만 실제 건축공사다. 이렇게 해야 실제 현장(필드)에 가서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고 보기에 이런 방법을 택하여 실시하고 있다.

훈련 교수는 팀장에게 작업지시를 내리고 다시 팀장이 팀원에게 작업지시를 내리게 된다. 이런 방법을 실시하다 보니 처음부터 팀장 자리를 두고 갈등이 생긴다. 스스로 팀장을 하고 싶은 사람과 팀장 적임자가 다른 경우는 더욱 그렇다. 스스로 강력하게 팀장이 되고 싶다고 피력했는데 뜻을 못 이루고 팀원이 돼서 강한 자기주장을 하게 되면 그 팀은 교육을 진행하는 내내 분란이 있다. 능력이 안 되는데도 리더가 되고자 하다면 스스로에 대해 객관적인 자기평가를 못하는 사람이다. 자기만 자기가 리더로 적임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교육생을 보면서 '왜 저렇게 갈등을 조장하면서까지 리더가 되려고 할까?' 생각해 보았다.

모든 경우에 다 그런 경우는 아니지만 내가 경험한 이 교육생은 인정에 대한 욕구가 강했다. 무슨 일이라도 하면 그것이 표가 나서 자기 존재감이 드러나는 것에 매우 흐뭇해했다. 자기가 한 것에 대해서 꼭 인정을 받고 싶어했다. 리더가 되려면 팀원들의 마음을 챙길 수 있는 공감능력과 작업을 정확히 이해하고, 구상할 수 있는 플랜능력이 있어야하나 두 가지 능력이 부족했다. 반면에 몸을 이용해 손발을 이용하여 시공하는 능력은 매우 뛰어났다. 리더는 머리 역할을 해야하나 손과 발이 머리 역할을 하려고 하는 격이었다. 능력이 안되지만 인정을 받기 위해서 이렇게 나서려고 하는 경우는 과거 성장 과정에서의 경험과 필히 연관이 있다.

점심메뉴를 너무 짜게 먹었다면 점심식사 이후에도 계속 물이 당기게 된다. 우리 몸은 짠 음식이 들어오면 물에 대한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 계속 물을 달라고 요구한다.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물을 계속 달라고 한다. 이런 현상이 심리에서도 동일하다. 어렸을 때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당한 경험이 있다면 그 당시에 풀지 못한 갈증을 후에 어른이 되서라도 풀려고 은연 중에 움직인다. 본인은 왜 이렇게 하는지 모른다. 안타깝게도 이 교육생의 경우는 자기 성찰에 대해서 방어를 했기 때문에 좀 더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지켜보기로 했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팀워크를 살리기 위해서 갈등이 덜 생기는 성격유형들과 한 팀을 만들어주는 것으로 팀 갈등을 수습했다. 지금 사례에서는 팀 갈등 원인으로 '나서는 사람' 유형에 대해서 다뤘지만 개인의 다른 심리특성이 팀워크에 크나큰 악영향을 준다면 심리상담을 꼭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개인 문제가 팀문제로 확대되는 걸 막기 위해서다. <유동형 진로·취업컨설팅 펀펀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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