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작업으로 제주 숲에 깃든 정령 보듬다

금속 작업으로 제주 숲에 깃든 정령 보듬다
이광진 제주대 교수 돌담갤러리서 다섯 번째 개인전
동판 두들겨 실물 질감 얻은 뒤 전해주조로 입체감
  • 입력 : 2019. 10.12(토) 21:20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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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진의 '비자림 정령'.

제주 바다를 배경으로 서있는 용두암과 박수기정. 익숙한 장면 한편에 오수가 넘쳐나는 맨홀 뚜껑과 비자림로의 잘려나간 삼나무 둥치가 있다. 섬의 고유한 자연 자원으로 '세계유산' 왕관을 쓴 제주의 오래된 아름다움이 위태로운 지경에 와있음을 알려주는 장면이다.

제주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산업디자인학부의 이광진 교수가 금속 작업으로 이같은 제주섬의 환경 문제 등을 비판적으로 들여다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제주시 중앙로 KEB하나은행 제주금융센터지점 지하에 들어선 돌담갤러리에서 펼쳐지고 있는 '시트 메탈 & 전해주조(sheet-metal & electric-forming)' 주제 다섯 번째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에서 이광진 교수는 금속조형 작업의 두 가지 대표 기법인 주물기법과 판금작업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고 제작과정의 수월성과 신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기법을 모색했다. 얇은 금속동판에 사물의 표면이나 복제한 모형 등을 놓고 금속 브러쉬로 본을 뜨듯이 두들기면서 실물과 동일한 정도의 질감을 얻는 방식이다.

이 경우 얇은 동판의 결과물을 그대로 조형물로 가져가기 어려워 전해주조 기법으로 강도와 두께를 부여했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입체적인 조형물이 만들어졌다. 표면 마감 처리 과정에서는 한국의 전통 기법인 황칠과 옷칠 안료 등을 사용해 회화와는 또 다른 이미지를 담아냈다.

출품작은 '비자림 정령', '떠있는 섬', '우연한 풍경', '넘치는 호의', '박수기정-제주, '용해' 등이다. 눈부신 풍경 너머로 급속한 개발에 내몰린 제주 자연의 위기감이 드러난다.

전시는 이달 17일까지 계속된다. 문의 010-6322-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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