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진의 편집국 25시] 맹탕 국감

[이소진의 편집국 25시] 맹탕 국감
  • 입력 : 2019. 10.10(목) 00:00
  • 이소진 기자 sj@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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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탕. 맹물처럼 아주 싱거운 국을 의미한다. 옹골차지 못하고 싱거운 일이라는 의미로 통상 사용된다. 지난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제주도 국정감사에 비유하고 싶은 단어다.

국정감사는 국회의원이 행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 중에 하나다. 국정 전반을 조사하고 감시·비판 기능을 발휘한다. 이번 제주도 감사에서도 이러한 권한이 적절히 행해지길 도민들은 원했다. 하지만 현실은 맹탕이었다.

기존 제주지역 언론을 통해 보도됐던 지적들이 리바이벌 되는 수준에 그쳤다. 제2공항 건설사업의 경우가 특히 그렇다. 추진의 필요성, ADPi 용역 폐기에 대한 국토부 사과, 전략환경영평가 절차, 기본계획 고시 연기 등에 질의는 있었지만 날카롭지 못했다.

또 공시지가 상승에 따른 제주지역 기초연금 탈락자 속출로 선정기준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었지만 묵직하지 못했다. 이미 보건복지부에 수년간 여러차례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현안 사업인데도, 한 의원은 "복지부에 건의하라"는 뒷북 주문을 하기도 했다.

심지어 제주현안이 뒷전이 되기도 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반대 의견낸 것이 부적절했다는 등의 지적에 적지 않은 시간이 사용됐다.

게다가 한 의원은 국감장에서 자신이 관광했던 제주 여행지의 관광가이드가 이야기 한 제주지붕 색깔 유래에 대한 팩트 확인과 자신이 가진 지붕 사진의 지역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도시디자인과 관련한 질의였다고 포장하기도 민망하다.

이번 국감은 20대 국회 마지막 국감이다. 앞으로 제주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방위위원회 등이 열릴 예정이다. 제주 현안에 대한 해법과 지적들을 짚어내는 국감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길 도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소진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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