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제주동부 당근밭 염분 피해 심각

태풍에 제주동부 당근밭 염분 피해 심각
잎 검게 마르며 폐작 위기… 감자·무순도 꺾여
추가 피해 방지 월동채소·감귤 방제작업 필요
  • 입력 : 2019. 09.24(화) 09:11
  • 백금탁기자 haru@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17호 태풍 '타파'로 인해 제주 동부지역 당근밭에 염분 피해가 심각하다. 파종을 마쳐 새순이 올라오는 감자와 월동무는 물론 수확을 앞둔 콩도 강풍에 꺾이며 피해가 만만찮다.

23일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당근밭에 만난 송모(한동리)씨는 "당근밭이 일주도로 위쪽에 있어 바다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강풍에 바닷물이 섞여 올라오며 염분 피해로 한창 자랄 당근 새순이 모두 말라가고 있다"며 "지난번 가을장마와 제13호 태풍 '링링' 피해로 1만㎡에 심은 당근·감자·콩 가운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수확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푸념했다. 그야말로 파랗게 올라왔던 당근 새순은 염분과 바람에 농부의 마음처럼 하루 아침에 시커멓게 변해가고 있다.

당근밭뿐만 아니라 인근의 감자밭과 무밭도 사정은 비슷했다. 밭에는 빗물이 많지 않았지만, 한창 올라와 한뼘 가량 자란 연한 가지가 바람에 꺾여 말라가고, 일부는 종자가 썩거나 흙의 유출로 노출된 곳이 여기저기서 목격됐다.

그래도 피해가 덜한 감자밭에는 농부들이 이른 아침부터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한 방제작업이 한창이다.

제17호 태풍 '타파'가 지나간 23일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감자밭에는 농부가 병충해 방제작업이 한창이다. 강희만기자

올해 도내 밭농사는 그야말로 하늘을 원망할 수밖에 없다. 마늘과 양파 등의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 인하와 처리난을 겪은 이후 8월부터 시작된 가을장마에 잇단 태풍의 내습으로 밭작물 대부분은 폐작 위기다. 감자와 당근을 비롯해 양배추, 무 등 월동채소를 심은 밭작물을 심은 싹이 강풍에 쓸려가고 침수돼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현재 제주도 차원에서 피해를 접수받고 있지만 대파를 하거나 새롭게 작물을 바꿔 심을 수 있는 시기도 대부분 놓쳤다. 일부 작물의 경우는 종자마저 없어 이래저래 농가의 피해와 시름은 커져가고 있다.

윤민 구좌농협 조합장은 "일주도로 밑과 마을 주변 당근밭에서의 염분 피해가 크고 강풍 피해를 입은 감자와 월동무의 재파종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번 태풍으로 대정·고산 등 서부지역은 동부지역에 비해 피해가 적지만 올해 궂은 날씨로 제주농민들의 피해는 어느 해보다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부지역의 양배추와 브로콜리, 콜라비 정식작업에 따른 방제·관리와 함께 감귤원에 대한 방제 및 수상선과작업이 요구된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721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