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광어 절대 안쓴다" 주사바늘자국 파문 확산

"제주광어 절대 안쓴다" 주사바늘자국 파문 확산
항생제 흔적 남겨 소비시장 최하품 전락
"90%가 주사 사용해 양식산업 고사 위기"
  • 입력 : 2019. 06.16(일) 17:11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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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를 이용해 항생제를 투여한 제주산 광어가 시장에 유통되면서 소비자 불신을 일으켜 전국적으로 불매 운동이 확산될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제주도 뒤늦게 특별단속·매뉴얼 보급 계획

"저희 00에서는 제주광어를 절대 쓰지 않습니다.(포항 소재 00횟집)" "저희 점포는 제주산이 아닌 좀 더 질 좋은 완도산 광어만 사용합니다.(전국 체인망을 갖춘 00초밥 전문점)"

 '대한민국 세계일류상품'으로 홍보하는 제주광어가 주사제(항생제)를 투입한 흔적을 남긴 채 전국에 유통되면서 국내 소비시장에서조차 최하품으로 전락해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횟감과 초밥용으로 광어 활어를 이용하는 음식점 중에서 메뉴판이나 현수막 등을 통해 "제주산 광어를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고 홍보하는 업소들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들 업소 중에는 "제주 일부 양식장의 밀식 양식과 20년 이상 낡은 시설 등으로 광어 사육환경이 악화되고, 난치성 질병 발생 빈도가 높아진데다 이로 인한 항생제 과다 사용 등으로 이어지면서 폐사량도 급증"과 같이 제주산 광어의 문제점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곳까지 나타났다.

 제주특별자치도와 해양수산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수질 악화와 밀식 양식 등으로 광어 질병률이 높아지자 양식업자들이 주사를 이용해 항생제를 투입한 활어를 일부 유통시키고 있다. 휴약기간(약 20일)이 지나면 항생제는 어체에서 빠져나가지만 주삿바늘 때문에 생긴 상처가 채 아물지 않아 온라인에서는 이 상처가 곪아 고름이 생긴 것으로 보이는 제주산 광어를 고발하는 사진과 글이 올라와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

 도내 한 양식업자는 "백신을 쓰는 양식장은 안전성을 인정받아 고기가 없어서 못 팔 정도이지만 도내 양식장 중 약 90%는 주사제를 이용해 도내 광어 양식산업 전체를 위기에 내몰고 있다"며 "관리가 어려운 대형 양식장일수록 비용은 줄이고 효과는 빨리 내기 위해 주사만 투여하는 이른바 '아줌마부대'까지 고용하는 실정이어서 조례를 개정해서라도 주사제 사용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광어용 항생제는 수산용의약품으로 허가돼 수산질병관리법의 위임 없이 조례로 사용을 금지시킬 수 없기 때문에 전문적인 주사법을 교육하기 위한 매뉴얼을 보급할 계획"이라며 "17일부터 제주항 진입로에서 광어 유통 수조차를 대상으로 항생제 특별단속을 실시해 적발되면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3년간 모든 행·재정적 지원에서 배제하는 등 안전성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제주도는 광어 양식장의 수질개선 문제를 해소하고 무항생제 광어를 생산하기 위해 국립수산과학원과 함께 미생물을 활용한 오염물질을 제거 실증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진행한 이 실증시험은 올해 연말쯤에나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당분간 소비시장에서 제주광어의 신뢰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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