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분뇨 여파… 한림정수장 물생산 결국 중단

축산분뇨 여파… 한림정수장 물생산 결국 중단
질산성질소 농도 우려 주민 수돗물 불신 가중
옹포천 수원지 폐쇄 후 서광 지하수 개발키로
  • 입력 : 2018. 12.17(월) 17:54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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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가 양돈장이 밀집해 지하수가 오염된 것으로 나타난 한림정수장의 상수원인 옹포천 수원지에서의 물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제주도 전체 양돈장 중 약 44%가 밀집해 지하수가 오염된 것으로 드러난 제주시 한림정수장의 상수원인 옹포수원지가 결국 폐쇄된다. 정수장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추가 도입해 지하수의 질산성질소 농도를 줄일 계획이었지만 지역주민들의 불신이 극심해지자 축산분뇨에 오염되지 않은 새로운 지하수를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 관계자는 수질 모니터링 결과 질산성질소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한림정수장 취수원인 옹포천수원지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제주지역에서 축산폐수가 유입되고 양돈액비가 살포되면서 지하수가 오염돼 상수원이 폐쇄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한림정수장 취수원인 옹포천수원은 지난 1974년 7월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뒤 지금까지 하루 2만t의 수돗물을 생산하고 한림읍과 한경면을 포함해 애월읍 일부지역에까지 공급해왔다. 이후 질산성질소 농도가 수질기준치에 육박하자 제주도는 지난 2015년 고도정수처리시설을 도입해 1만t을 생산하고, 나머지 1만t은 급속여과방식으로 생산해왔다.

 그러나 급속여과방식은 질산성질소 제거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제주도는 급속여과방식을 고도정수처리시설로 대체할 계획이었다. 그러던 중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회의에서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계속되자 대체하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대신 새로운 수원지를 개발하기로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질산성질소 농도가 수질기준에는 적합하지만 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해 한림정수장은 2021년까지만 사용하고, 서광취수원을 개발하기 위해 지하수영향조사에 들어갔다"며 "서광취수원에서 1만t을 새로 생산하고, 부족분 1만t은 유수율 제고사업과 함께 계통도 개선사업을 통해 유수암과 애월정수장 등을 통해 한림정수장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하수 오염지표 항목으로 사용되는 질산성질소가 환경기준(지하수)을 초과한 관정이 10개소(서부 9개소, 남부 1개소)라는 '2018년 2차(5월 9일~6월 30일) 지하수 수질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한림정수장이 있는 제주시 한림읍 지역은 2017년 12월 말 기준 도내 294개 양돈농가 중 130여개가 밀집해 있으며, 지난해에는 양돈업자 등이 수년간 축산분뇨 수천t을 무단배출해 지하수가 오염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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