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염치 여행객에 골머리 앓는 제주 관광업계

몰염치 여행객에 골머리 앓는 제주 관광업계
렌터카 파손돼도 모르쇠·연락두절 고객 수두룩
숙박 마지막날 "불편하다" 생떼부려 할인받기도
특산물 툭툭 만진뒤 그냥 가는 얌체손님도 많아
  • 입력 : 2018. 06.17(일) 17:29
  • 손정경기자 jungks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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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용담동의 A렌터카업체는 지난주 금연차를 대차해 간 30대 남성고객 3명이 차 안에서 담배를 피우고 앞범퍼도 크게 파손한 채로 차를 반납하려 한 사실을 눈치챘다. 이에 렌터카업체가 피해보상 협의를 요구했지만, 고객은 고성을 지르며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크게 반발해 결국 경찰이 출동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제주시 용담동의 B렌터카업체는 차량을 반납하는 과정에서 고객이 지불해야 할 주유비와 차량수리비를 청구했다가 도리어 소비자보호원에 고발당했으며, C렌터카업체는 장기간 차량을 빌린 고객이 차량을 반납하지 않고 차량 렌트비도 납부하지 않은 채 연락이 두절돼버리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렌터카업체 관계자는 "업체가 잘못한 게 없는데도 피해를 입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요즘엔 인터넷 검색을 하는 분이 늘어나다 보니 온라인에 악의적 글을 써 영업에 지장을 주겠다고 협박하는 고객이 많다. 부당한 민원·신고를 하겠다고 영업장에서 소리를 치는 분도 많아 난감한 상황이 많다"고 말했다.

숙박업체의 경우 장기간 숙박을 한 뒤 마지막 날 갑자기 잠자리의 불편함을 호소하며 숙박비를 내지 못하겠다고 나오는 고객들로 피해를 보고 있다.

제주시의 한 리조트 관계자는 "장기간 투숙할 경우 객실에 문제가 있을 시 중간에 말씀해주시면 객실을 바꿔드리는 등 즉각적 조치를 취해드릴텐데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이런저런 문제점이 있어 숙박비를 지불하지 못하겠다고 하시니까…"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 관계자는 "리조트 입장에서는 어쨌든 이런 경우 숙박비 일부를 할인해주거나 바우처로 지불하는 등의 보상을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래시장과 농수특산물 매장 등에서도 한라봉과 같은 만감류, 제주 오메기떡, 갈치와 같은 생선류 등을 호기심에 툭툭 몇 번 만져만 보고는 그냥 휙하고 가버리는 관광객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자짓하면 상처가 생기고 모양이 상해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만감류를 파는 한 상인은 "관광객에겐 사진을 찍고 싶은 신기한 특산품일지 몰라도 상인들에겐 생계가 달린 판매해야 할 상품"이라며 "제주가 관광지다 보니 어느 정도는 이해하지만 지나치게 판매에 지장을 주는 행동은 삼가해줬으면 고맙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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