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선거 앞두고 집안싸움 '폭발'

한국당, 선거 앞두고 집안싸움 '폭발'
김진태 "홍준표, 얄팍한 정치꾼…발언 자제하지 않으면 다 죽어"
홍준표 발끈…"음해에 분노, 틈만 나면 연탄가스처럼 비집고 올라와"
  • 입력 : 2018. 03.21(수) 17:35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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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부 갈등이 또다시 폭발했다.

 당내 '비홍'(非洪·비홍준표) 성향의 중진의원 일부가 '지방선거 구인난'을 문제 삼으며 홍준표 대표의 험지 출마론을 제기하고, 이에 홍 대표가 "한 줌도 안 되면서 틈만 있으면 연탄가스처럼 비집고 올라온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양측 간파열음이 터져 나온 것이다.

 특히 여기에다 비홍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진태 의원과 부산시장 공천에서 탈락한 뒤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종혁 전 의원, 홍 대표 측근인 장제원 수석대변인까지 논란에 가세하면서 내홍은 점입가경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발단은 20일 비홍 측에서 흘러나온 '홍준표 책임론'이다.

 일부 비홍 중진의원들이 홍 대표의 인재영입 성과가 미흡하다며 홍 대표가 직접선수로 뛰어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들은 내심 홍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나 재·보궐선거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22일 오전 회동을 하고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홍 대표는 발끈했다.

 홍 대표는 21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편한 지역에서 당을 위한 별다른 노력 없이 선수만 쌓아온 극소수의 중진들 몇몇이 나를 음해하는 것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의 목적은 나를 출마시켜 당이 공백이 되면 당권을 차지할 수 있다는 음험한 계책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좌파 폭주 정권 저지에는 관심이 없고 소리(小利·작은 이익)에만 집착하는 그들이 당을 맡는다면 문재인 정권의 부역자 노릇을 할 것이 뻔한데 당원과 국민들이 그들을 용서하겠나"라고 쏘아붙였다.

 홍 대표는 특히 "한 줌도 안 되는 그들이 당을 이 지경까지 만들고도 반성하지 않고 틈만 있으면 연탄가스처럼 비집고 올라와 당을 흔드는 것을 이제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당후사 정신을 가르치겠다"며 "반대를 하기에 앞서 자신을 돌아보는 양식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홍 대표는 지방선거 이후 조기 전당대회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현 체제에서 홍 대표의 임기는 2019년 7월까지다. 그러나 지방선거 이후인 2018년 6월 이후 조기 전당대회를 실시하는 경우 신임 대표의 임기가 2020년 6월까지여서 21대 국회의원 선거 때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홍 대표는 "지방선거가 끝나면 어차피 다시 한 번 당권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때를 대비해 당원과 국민의 마음을 사는 헌신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방선거가 끝나고 다음 총선 때는 당원과 국민의 이름으로 그들도 당을 위해 헌신하도록 강북 험지로 차출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의 당 운영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확산했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개인 입장문을 통해 '박근혜 동정심을 팔아 정치적 연명을 시도하는 세력과는 결별할 수밖에 없다'는 지난 18일 홍 대표의 발언에 대해 "자중자애해야 한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제 '친박'(친박근혜)은 없다. 홍 대표의 정치적 셈법에서만 존재한다. 박근혜 동정심을 팔아 정치적으로 연명하려는 사람도 없다"며 "그렇게 연명이가능했으면 홍 대표가 먼저 했을 것이다. 박근혜를 필요에 따라 들었다 놨다 하는 얄팍한 정치꾼만 존재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당은 대표의 놀이터가 아니다. 대표로서 품위를 지켜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지쳤다"며 "지방선거까지 모든 선거 일정을 당 공식기구에 맡기고 대표는 일체의발언을 자제해 주기를 당부한다. 안 그러면 다 같이 죽는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페이스북 글에서 "서울시장 후보 영입에 차질이 생긴 것을 두고 전국적으로 후보 기근에 시달리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악의적인 비판"이라며 "정치는 하고 싶은데 한 뼘의 존재감 없이 신세 한탄만 하던 인사들이 이것도 기회라고 당을 물어뜯고 있다"고 홍 대표 지원에 나섰다.

 그러면서 "20대 총선 막장 공천을 주도해 당을 파산으로 몰고 간 총선 패배의 주인공 박종희 전 의원이 입을 열 자격이 있나"라며 "지역구 경선에서 두 번이나 연속 낙마했던 이종혁 전 의원이 자신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까지 배려한 당을 헐뜯는것은 배은망덕한 일"이라고 두 사람을 싸잡아 비판했다.

 박 전 의원은 경기지사 후보에 도전했다가 공천을 받지 못했고, 이 전 의원은 부산시장 후보에 도전했다가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반박 글을 통해 "장제원, 정치 똑바로배워라. 네가 당을 깨고 나가 대선에서 한국당 홍준표 후보에게 총질을 해댈 때 나는 죽기 살기로 홍 후보를 도왔다"며 "네가 바른정당에서 뒷짐 지고 있을 때 (나는)전당대회에서 홍 대표를 만들기 위해 발에 땀이 나도록 전국을 뛰었다"고 반박했다.

 이 전 의원은 "그런 나에게 배은망덕하다고? 그런 말은 당이 어려울 때 배신하고 뛰쳐나간 너 같은 사람한테 쓰는 말"이라며 "네 잣대로 나를 보지 마라. 21대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형이 주는 조언을 잊지 말고 자중하라. 도를 지키며 정치하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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