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세대·고령층 '당구 삼매경'

베이비부머세대·고령층 '당구 삼매경'
70~80년대 추억 회상·운동효과 좋아 관심 늘어
직장인도 2차 '내기 당구'… 점심 짜장면 내기도
  • 입력 : 2018. 03.18(일) 18:27
  • 백금탁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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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시기를 맞은 베이비부머(1955~1963·63~55세) 세대와 고령층의 생활 당구인이 늘고 있다. 여기에 중·장년층의 '귀환'도 가세하면서 새로운 당구장 풍속도를 그려내고 있다.

금요일인 지난 16일 오후 2시쯤 제주시청 소재 M당구장은 대학가임에도 60대 이상의 고령층이 여럿 확인됐다. 인근의 A당구장도 비슷한 풍경이다.

M당구장 업주는 "예전에는 밤새 직장인과 대학생을 상대하고 오후에 문을 열었는데 요즘은 나이 든 분들이 오전부터 찾는 경우가 많아 당구장 문을 일찍 열고 있다"며 "최근 몇년새 고령층이 당구를 즐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은 비교적 젊은 층이 붐비는 시간을 피해 당구장을 찾는 배려(?) 때문에 당구비를 할인해 주고 있다며 시간당 8400원(10분 기준 1400원)이지만 어르신들에게는 5000원을 받고 있다고 했다. 대략 하루 2~3시간을 친구들과 당구를 치고 인근에서 약주 한잔하고 해가 지기 전에 귀가한다는 말을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 삼도동 소재 J당구장에서 만난 업주는 "젊은 층보다는 40·50대가 손님의 주를 이루고 있으며, 최근에는 60대 이상의 단골손님도 많이 생겼다"며 "어르신들은 사람들의 혼잡을 피해 다니는 것 같아 서비스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이날 흡연 단속에 나선 제주보건소 소속 감시단도 "당구장 불시 점검으로 단속에 나서고 있는데 최근 고령층이 눈에 많이 띄고 있다"며 "제 나이(70대) 또래로 정년퇴직하고 나서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가볍게 운동하고 가볍게 술한잔 내기하는 것 같아 보기 좋다"고 했다.

이처럼 1970~80년대 경제 성장기에 당구를 쳤던 베비이부머 세대들이 하나둘씩 당구에 다시 재미를 붙이면서 다양한 연령층이 당구장을 찾고 있다. 심지어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추억의 짜장면 내기 당구를 즐기는 직장인도 있다.

직장인 강모(48·제주시 이도동)씨는 "요즘 회식도 1차 저녁식사 후 소화도 하고, 술도 깰겸해서 2차 생맥주 내기를 위해 당구를 치는 경우가 많다"며 "다음날 숙취도 덜하고 기분 전환 당구내기로 부담도 덜어 사무실 팀원들도 좋아한다"고 했다. 최근 TV를 통해 세계 쓰리쿠션대회와 생활체육 당구인들의 경기도 자주 보고 있다고 했다. 이를 반영하듯 TV채널도 늘고 있는 추세다.

도내 당구장 수는 제주시 240여개 등 300여개로 파악되고 있다. 당구 동호회도 2010년 4~5개에 불과했지만 요즘 40~50개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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