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건의 월요논단] 신뢰와 공감의 서비스가 필요한 이유

[서용건의 월요논단] 신뢰와 공감의 서비스가 필요한 이유
  • 입력 : 2018. 02.19(월)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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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찾는 방문객과 일차적으로 접촉빈도가 높은 그룹은 대중교통, 음식점, 관광지, 숙박업소 종사자들이다. 제주특별자치도 방문객 실태조사(2016)에 따르면 내국인 관광객의 경우 5점 척도(1점은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 5점은 매우 만족한다)로 택시와 버스 같은 대중교통은 3.18점, 렌터카 및 전세버스 서비스는 3.65점, 관광지 종사원은 3.61점, 관광가이드는 3.54점으로 나타났다. 5점 만점에 모두 3점대이니 60%대 만족 수준으로 동북아 거점 휴양관광지를 지향하는 제주도 입장에서 보면 그리 높지 않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사람들이 어떤 서비스를 받았을 때 이를 평가하는 차원은 크게 다섯 가지이다. 첫째는 신뢰성으로 이는 고객이 서비스 제공자가 진정성 있게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느끼는 믿음을 말한다. 둘째는 확신성으로 이는 공손함, 안정성, 믿음직함, 서비스 수행능력을 의미한다. 셋째는 유형성으로 청결상태, 유니폼, 회사 로고 등과 같이 볼 수 있는 외형적인 것들을 의미한다. 넷째는 공감성으로 고객에 대한 이해, 원활한 의사소통 및 서비스 이용 용이성을 뜻하며 끝으로 응답성은 친절하고 자발적으로 고객에게 도움을 주려는 서비스 종사자의 관심과 배려를 의미한다.

제주공항에서 택시를 기다려 무거운 짐을 실으려 하는데 운전사가 트렁크만 열고 나와서 도와주지 않았다, 교통카드 결제가 안 된다고 한다, 초행길인데 버스를 타기 위해 운전사에게 가는 곳을 물었더니 퉁명스럽게 안 간다고 하더라, 제주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친절하지 않다 등 당혹감과 불쾌감을 느낀 소감을 들을 때마다 섬이라는 특성상 경쟁이 제한적이고 직업의식 및 서비스에 대한 인식 부족이 불친절의 근본적인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일례로 서울시가 2015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우수택시회사 인증제는 의미 있는 시사점을 주고 있다. 평가 기준은 법인택시를 대상으로 경영 부문과 서비스 부문으로 구분되어 있다. 인증 대상은 평가 상위 10%인 26개사 2552대로 택시 갓등에 AAA 인증마크를 부착하는데 이것은 A(운수종사자 처우우수), A(택시 서비스 우수), A(경영관리 우수)를 의미한다. 우수택시에는 카드 수수료 및 근무복 등의 인센티브를 지원하는데 이러한 제도는 택시회사 내에서 자발적으로 친절교육을 시행하는 동기부여 효과가 있다고 한다.

시행 첫해 후 인증을 받은 26개사 458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러한 인센티브형 제도를 통한 서비스 교육효과가 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70% 이상이 애사심, 자부심, 사명감이 증대되었다고 답했으며 인증을 받은 이후 더 친절하게 운행하고, 적법 운행 및 차량 청결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응답했다. 전반적으로 근로정체성과 운행 행태측면에서 큰 개선이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친절은 강요나 단순한 주입식 교육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적극적인 제도도입을 통해 자발적인 인식 개선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미래에 운수업계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가장 위협하는 것은 다름 아닌 자율주행차이다.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IT 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의 마윈 회장은 인공지능이 아무리 똑똑해져 인간의 지식을 대체해도 사람의 지혜와 감성은 대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자율주행차가 아무리 큰 편의를 제공해도 신뢰, 확신, 공감, 응답성이 살아 있는 교통수단은 살아남는다는 뜻이다. 이러한 예가 택시 서비스에만 국한된 얘기는 아닐 것이다. <서용건 제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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