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환의 한라시론] 대만경제 발전의 어제와 오늘을 돌아보며

[김장환의 한라시론] 대만경제 발전의 어제와 오늘을 돌아보며
  • 입력 : 2017. 12.14(목)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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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경제가 발전했다. 경제위기 시 업종전환 등 변화에 적응이 쉽다며 대기업 중심으로 발전해 온 한국으로서는 한동안 대만 경제를 중요시해온 적이 있다. 한편, 대만도 한국의 중화학공업 발전을 주시하면서 성장발전모델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 80년대 양국 전문가 및 학자들이 서로 비교연구를 많이 해왔던 것으로 기억된다.

한국은 국내시장을 기반으로 자동차 산업 육성을 해올 수 있었지만, 대만은 국내시장의 협소로 인해 자동차 산업은 큰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컴퓨터, 전자부품 등 전자정밀산업에 집중하였고, 자본금이 많이 소요되는 반도체사업은 여러 중진기업들이 컨소시엄을 만들어 대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육성됨에 따라 지금까지 대만경제에 큰 몫을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대만과 한국은 고도성장을 해온 중국의 경제발전에 많은 기여도 하고 호혜적 혜택도 누릴 수 있었지만 일자리 감소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필자가 30여년 전 거주했던 대만은 당시 개인을 포함하여 사회전체가 대외무역과 교류에서 활기와 역동성을 느낄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 활기가 다소 줄어든 것 같다는 느낌을 최근 짧은 여행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은 2016년 5월 차이잉원 총통 취임 이후 중국과 대만 간 양안관계가 불편해지자 중국의 제한조치로 인해 한국과 같이 중국 관광객이 대폭적으로 줄어들었다고 했다. 한편, 대만 기업인들은 중국으로 공장을 대부분 옮겨갔고, 남은 것은 현재 대만 경제를 지켜주는 일부 반도체와 전자정밀산업인데, 이제 얼마 동안 더 지탱할 수 있을지 걱정이고, 젊은이들의 취업도 어렵지만, 취업자 중 대학졸업자의 초봉이 한화 100만 원 선에도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30% 이상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대만 역시 중국 관광객들이 붐을 이룰 때 제주도와 같이 단체관광객에 대한 인두세와 송객 수수료 때문에 관광업계는 치열한 경쟁으로 내상이 심했던 것으로 현지 한 여행사 대표는 설명해 주었다. 대만 내 여행사들 상호 간의 출혈경쟁이 이루어지고 해마다 도산하는 여행사가 즐비하지만 시장경제를 표방하고 있는 지역에서 여행사에 대한 규제는 사실상 어렵다며, 단체관광보다 개별관광이 늘어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물론 동남아 관광객유치 노력이 다소의 성과를 거두고 있기는 하지만 중국 관광객 감소를 만회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중국과의 무역과 투자에서 점유율이 높은 주변국은 중국과 차별화되고 경쟁력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내지 못할 경우, 양적 성장에서 첨단산업의 질적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중국이라는 블랙홀로 빠져들지 모른다는 생각이 대만을 둘러보며 유난히 심했다.

지금 객관적 시각으로 우리가 과거를 돌아보고 경제가 발전하게 된 동인들을 찾아보고, 그리고 '한강의 기적'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돌아본다면 미래를 예견하고 판단할 수 있는 혜안과 일관성이란 점을 쉽게 발견하게 된다. 우리도 활기를 잃어버리기 전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내어 '아시아 4소룡'이 흘러간 역사가 되지 않도록 신화를 계속 이어 나갈 수 있기를 상상해 본다. 현재가 중요하고 기대할 수 있는 미래를 소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과거로 돌아가자는 말은 아니지만, 좋은 정책은 보완하면서 계승해 나가는 지혜와 용기도 필요하다. <김장환 전 광저우총영사·국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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