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네방네] "이 편지 1년 뒤 누구에게 전해드릴까요"

[제주 동네방네] "이 편지 1년 뒤 누구에게 전해드릴까요"
대륜동 스토리우체통 주민·관광객 '호응'
  • 입력 : 2017. 12.11(월) 20:00
  • 이태윤 기자 lty9456@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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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대륜동 해안 올레길을 찾은 관광객들이 스토리우체통 앞에서 엽서를 쓰고 있다.

7년 동안 3만5404건 수거·2만9344건 발송
법환 해안가에 '스토리우체통2' 추가 설치

서귀포시 법환동에 설치된 1년 후 편지로 보내주는 스토리우체통이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주민·관광객들의 관심에 힘입어 대륜동(동장 양문종)·대륜동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윤세찬)는 사업을 확대해 법환해안가에 자리한 법환 공용 화장실 일대에 두번째 스토리우체통 일명 '법환좀녀우체통'도 설치할 계획이다.

'스토리우체통' 사업은 1년 후 편지를 배달해주는 '느린 우체통'의 개념으로 지난 2010년 6월 올레 7코스 중간지점인 속골유원지내에 스토리텔링을 통한 대륜12경 명소화 사업의 일환으로 설치됐다.

최근 법환해안가에 위치한 스토리우체통을 찾아 보니 몇몇 사람들이 모여 인근에 위치한 정자에서 엽서에 무언가를 열심히 작성하고 있었다.

오모(26)씨는 "2년 전에도 이곳을 찾아 나에게 편지를 썼었다"면서 "1년 뒤, 1년 전에 다짐하던 내용의 편지를 보면 지금의 내 모습과 비교할 수 있고, 또 1년 전의 향수를 기억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체통 안쪽에 마련된 엽서를 확인해 보니 앞 면에는 서귀포시의 아름다운 자연 사진이 담겨 있고 뒷면으로는 주소와 자신이 쓰고 싶은 내용을 담는 공간이 있다. 공간에 편지를 쓰고 우체통에 넣으면 편지는 1년 뒤 엽서에 쓰인 주소로 발송된다.

올해 스토리우체통에서는 총 877건의 엽서가 수거됐다. 또 1년간 보관했던 엽서 1638건을 발송했다. 지난 2010년 사업 실시 이래 현재까지 수거된 엽서는 총 3만5404건에 이른다. 발송한 엽서도 2만9344건에 달한다.

이 같은 호응으로 올해 스토리우체통사업은 단순 우체부 역할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의 손길을 담은 주민참여형 사업으로 확대 운영됨에 따라 법환 공용 화장실 일대에 두번째 스토리우체통이 설치된다.

대륜동 지역 명소를 주제로 주민들이 직접 그린 엽서를 스토리 우체통에 비치함으로써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명소를 학습하고 주민 스스로가 홍보해가는 시스템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윤세찬 대륜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의 지속적인 호응에 힘입어 속골 스토리 우체통에 이은 두 번째 스토리우체통 '법환좀녀우체통'이 법환해안가 일대에 설치돼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작지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하며 법환동 관광명소화에도 작은 힘을 보태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도 스토리우체통이 많은 사람들에게 색다른 체험과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주민들이 손수 가꾸고 다양한 스토리를 생성해내는 대륜동만의 특색있는 우체통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문종 동장은 "앞으로도 주민자치위원회와 함께 스토리우체통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관리에 나서는 등 주기적으로 시설물을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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