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비백신 청정지위 수년 전 상실 파문

돼지열병 비백신 청정지위 수년 전 상실 파문
2004년 돼지열병 항체 검출시 이미 기준 미달
공식 해제 시점 2010~2013년 사이 추정할 뿐
제주도 깜깜…그동안 청정지역 유지 거짓 홍보
  • 입력 : 2017. 10.18(수) 19:35
  • 손정경기자 jungks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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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수역사무국(OIE)이 제주도의 '돼지열병 비백신 청정지역 지위를 수년 전 취소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18일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을 상대로 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 밝혀졌다.

 김경원 축산과장은 이날 돼지열병 비백신 청정지역에서 언제 해제됐고,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 지를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지난달 다른 시도산 돼지고기 반입 금지 조치 해제 조치를 검토하던 중 제주도가 비백신 청정지역에서 해제된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지위가 취소된 시점을 2010년에서 2013년 사이로 추정할 뿐 정확한 시기는 특정하지 못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OIE가 돼지열병 비백신 청정지역 인증 기준을 변경하면서 비롯됐다. OIE는 기준 변경과 함께 기존에 돼지열병 비백신 청정지역으로 인증 받은 지역의 지위를 모두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돼지열병 비백신 청정지역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선 OIE에 다시 심의를 요청해야하지만, 제주도는 인증 기준이 바뀐 것도, 지위가 상실된 사실도 수년 째 모르고 있었다. 제주도 관계자는 "OIE나 정부로부터 아무런 통보로 받지 못했다"면서 "우리도 최근에야 알았다"고 말했다.

제주도의 돼지열병 비백신 청정지역 지위가 공식적으로 취소된 것은 2010~2013년 사이로 추정되지만 이미 제주도는 지난 2004년을 기점으로 OIE가 인증하는 청정지역 요건에 해당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2004년 도내 40개 농가에서 돼지열병 항체가 집단적으로 검출됐기 때문이다.

 OIE는 지난 1999년 12월 제주도를 돼지열병 비백신 청정지역으로 인증하면서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조건으로 이 병이 발생하지 않을 것과 농가에서 돼지열병 항체가 검출되지 않을 것을 내세웠다고 제주도는 밝혔다. 하지만 돼지열병 항체는 2004년뿐만 아니라 올해와 지난 2014년~ 2016년 사이에도 도내 농가에서 꾸준히 검출됐다.

 OIE가 청정지역 지위를 취소하기 이미 수년 전 부터 제주도는 인증 기준에 미달했지만 도민들에게는 "제주가 돼지열병 비백신 청정지역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수 차례 알렸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미 지난 2004년부터 OIE인증 기준에 미달했는 왜 돼지열병 비백신 청정지역 지위라고 발표해왔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OIE 인증 기준에는 미달하지만 국내 기준으로는 지위를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어 그렇게 발표했던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우철 국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왜 그런 발표가 이뤄져왔는 지는 좀더 자체적으로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 위원장은 15년간 제주도가 비백신 청정지역 유지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아느냐며 그간 유지해온 청정 돼지고기 브랜드가 일순간 무너지게 생겼는데 이에 대해 도에서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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