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추석 대목 노린 비상품감귤 원천 차단해야

[사설]추석 대목 노린 비상품감귤 원천 차단해야
  • 입력 : 2017. 09.21(목) 00:00
  • 김병준 기자 bj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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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노지감귤 수확철이 다가오면 덜익은 감귤을 유통시키는 얄팍한 상술이 판치기 시작한다.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본격 출하되기도 전에 당도가 떨어진 맛없는 감귤을 내다 파는 일이 되풀이되기 일쑤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추석을 앞두고 벌써부터 비상품감귤 유통이 고개를 들고 있어 제주감귤의 이미지를 구겨놓지 않을까 우려된다.

최근 대형 인터넷쇼핑몰에서는 올해산 첫 노지감귤을 판매하는 곳이 일부 확인됐다. A쇼핑몰에서는 올해 첫 수확한 서귀포 노지감귤 5㎏을 1만7900원(랜덤과), 2S 규격 1만9000원, S프리미엄은 2만3900원까지 판매한다고 광고중이다. B쇼핑몰에서는 첫 수확한 노지감귤 5㎏을 크기별로 1만9900~2만5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 쇼핑몰에서는 '지난 6일 감귤을 주문하고 결제했다'는 소비자의 글도 눈에 띈다. 인터넷상에서 비상품감귤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인터넷 판매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제주시는 지난 15일 제주시 한 감귤원에서 미숙감귤을 수확하는 현장을 적발해 60콘테나(1200kg)를 매립장에 폐기했다. 추석을 앞두고 일부 농가나 상인들이 비상품감귤을 판매하기 위해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추석절 이전에 덜익은 감귤을 강제착색한 후 출하할 우려가 매우 높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제주도·읍면동·감귤출하연합회·자치경찰 등과 공조체제를 유지해 감귤 출하기인 10월 이전까지 비상품감귤 유통행위에 대한 집중단속을 벌이고 있다.

현재 극조생 노지감귤은 덜익은 상태여서 10월부터 출하되는 감귤에 비해 당도가 훨씬 떨어진다. 이런 감귤이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리 만무하다. 맛이 없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수입과일이 넘쳐나면서 맛이 좋아도 제값을 받기가 쉽지 않은데 맛없는 감귤을 누가 사먹겠는가. 일부 얌체 농가와 상인들 때문에 자칫 애쓰게 키운 일년 감귤농사를 망칠 수도 있다. 추석 대목을 노려서 사실상 먹을 수 없는 감귤로 꼼수를 쓰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다. 제주감귤이 고품질로 선택받고 사랑받을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야 제주감귤이 살아남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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