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온실?"… 폭염에 텅빈 버스승차대

"여기가 온실?"… 폭염에 텅빈 버스승차대
지난해말 제주도 128억 들여 승차대 교체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져 열 그대로 투과돼 '찜통'
道 "다음달까지 열차단 필름 추가로 부착해 개선"
  • 입력 : 2017. 08.17(목) 17:54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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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승객이 가장 많이 이용한다는 제주시 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 시내버스 승차대가 텅텅 비어있다.

17일 오전 승객이 가장 많이 이용한다는 제주시 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 시내버스 승차대가 텅텅 비어 있었다. 승객들을 찾아보니 가까운 나무 그늘이나 승차대 뒤쪽 건물에서 목만 빼꼼히 내밀어 자신이 탈 버스가 오는 것을 확인하고 있었다. 심지어 일부 승객은 아예 도로까지 나와 버스를 기다리면서 안전사고 위험도 우려됐다. 승객들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승차대 내부가 너무 더워서"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승차대 안으로 들어가 보니 마치 온실에 온 것처럼 뜨거웠다. 연일 30℃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진 승차대에 햇볕이 그대로 투과되는 반면, 바람이 통하는 공간은 협소해 열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그대로 승차대 안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버스를 기다리던 김모(52·여)씨는 "승차대 내부 온도가 너무 높을 뿐더러 의자는 햇볕에 달궈져 앉을 수가 없다"며 "최소한 바람이라도 통할 수 있도록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승차대는 제주도가 보행 환경 개선과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난해말 조성한 버스승차대다. 도는 이를 위해 128억원을 투입, 도내 비가림 버스승차대 1859개소 중 256개소를 강화유리로 이뤄진 이 승차대로 교체하고, 주변에는 점자블럭·노선도, 조명 등을 설치했다.

 그러나 교체된 '강화유리 승차대'가 햇볕을 그대로 투과하고, 바람이 통하는 공간이 부족해 무더위에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보강 계획을 수립,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처음 승차대를 교체하다 보니 다소 시행착오가 있었다"면서 "열차단 필름을 해당 승차대에 추가로 부착하는 방법으로 다음달까지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당 버스승차대는 오는 26일 시행되는 대중교통체계 개편으로 68대가 추가로 설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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