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가능성 '맛있는 제주'](3)국내·외 동향은?

[새로운 가능성 '맛있는 제주'](3)국내·외 동향은?
홍콩·일본·국내 선도지역들 식도락 관광지로 새 이미지 구축
  • 입력 : 2017. 08.17(목)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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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4년 창업한 히젠 미네마츠 주조장은 사케를 만드는 과정을 보고 시음할 수 있도록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주조장을 개방하고 있다. 사진=일본온라인미디어센터(JOMC)

일본, 음식여행 관광객 유치…농어촌 지역자원 적극 활용
가시마시 양조장 투어리즘…매년 5만명 목적 관광지로


문화관광체육부는 지난 2013년 음식관광의 범주를 음식과 관련된 모든 활동과 체험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정의했다. 대표적인 음식관광·미식체험 여행지로 손꼽히는 일본과 홍콩 역시 음식을 소비하는 것에서 넘어서 음식과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음식관광 여행지로 꼽히는 홍콩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음식을 삼고, 특수한 음식문화를 바탕으로 미식관광지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음식관련 행사를 전략적으로 개최했다. 이를 통해 홍콩은 쇼핑 관광목적지라는 기존의 이미지와 동시에 식도락 관광지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갖게 됐다.

▶지역의 특색있는 농어촌 자원 활용한 일본=문화육관광부에서 발간한 '음식관광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농어촌의 지역자원을 음식관광콘텐츠로 활용하는데 주목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지역의 향토음식 및 다양한 음식문화, 각지의 주류문화다. 일본은 국가차원에서 외국인들에게 일본 식자재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이에 대한 수요를 이끌어냈다. 특히 일본은 각 지역마다 음식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음식자원을 분석·특화했다. 각 지역 음식자원의 강·약점을 분석해 식자재와 식문화가 강한 교토형·오키나와형, 식문화만 강한 우츠노미야형, 식재료만 강한 홋카이도형 등으로 나눠 전략을 세웠다. 이에 따라 도쿄는 몬자야키(도쿄시내에서 특별한 날 먹던 철판음식), 아키타현은 기리탄보(햅쌀로 지은 밥을 꼬치에 뭉쳐 구운 전통음식), 와카야마현은 고야도후(얼려서 건조시킨 두부) 등 지역의 대표 음식을 국내외적으로 알리는데 성공했다.

지역의 향토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함께 즐길 수 있는 지역 술의 관광 매력도도 상승했다. 이에 일본정부는 지역 양조장에 대한 실태분석을 실시하고 이를 관광콘텐츠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양조장업계·지방자치단체·관광협회가 연계한 양조장 투어리즘 추진 협의회를 설치했다.

일본 사가현 가시마시의 경우 시내 6개 양조장을 중심으로 양조장 투어리즘협의회를 구성하고 양조장 탐방, 주조사와의 만남, 시음 등 가시마시의 음식-문화-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양조장 투어리즘을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지자체 및 관련업계는 양조장 투어리즘을 후원하는 홈페이지, SNS 등을 통해 관광객들에게 양조장투어리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시마 양조장 투어리즘을 방문한 관광객은 2012년 약 3만명, 2014년 약 5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강시영선임기자, 채해원·홍희선 기자

손꼽히는 미식체험 여행지에서 배우자

일본 오이타현 아지무 마을 농촌 식재료로 음식문화 체험…민박에 1가지 향토요리 의무화
홍콩 새 성장동력 음식관광…다양한 음식축제 선보여 호평…전세계 미식가들 방문 이어져
국내 지역먹거리·식문화 체험…외식산업으로 음식영역 확장…한살림제주 "제주서 재배·소비"


농촌의 식문화를 꾸밈없이 체험할 수 있는 음식관광도 인기다.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의 '일본 녹색관광의 특징과 시사점'에 따르면 오이타현 우사시 아지무마을은 "한 번 묵으면 먼 친척 10번 묵으면 진짜 친척"을 구호로 농촌의 식재료와 음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지무마을은 직접 재배한 콩으로 만든 된장과 된장국, 집에서 담근 장아찌와 텃밭에서 따온 채소로 식사를 대접하는 등 투숙객에게 농촌 가정의 평범한 생활을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한살림제주 노형매장에서 한 주부가 장을 보고 있다. 강희만기자

일보 오이타현 우사시 아지무마을은 그린투어리즘 연구회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1999년 5~6가구를 중심으로 발족된 연구회는 현재 60가구가 넘게 참여하는 단체로 성장했다. 이들은 지속가능한 농촌민박이 가능하도록 민박가정용 매뉴얼을 정리해 누구라도 무리없이 농어촌체험이 가능한 민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린투어리즘 연구회의 농가 운영 메뉴얼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식사에 관한 규정이다. 농작한 논·밭·과수원에서 수확한 농산물이나 지역 농산물을 조달해 향토요리를 반드시 1가지 내놓도록 했고, 연구회 농가 간 요리의 질적·양적 격차가 없도록 규약으로 정했다.

▶음식관광 주목한 홍콩= 홍콩은 동서양의 문화가 공존하는 음식문화와 더불어 다양한 음식 이벤트를 촘촘히 구성해 체험의 폭을 넓혔다. 1997년 중국반환, 글로벌 경제 위기 등으로 주춤했던 홍콩 관광산업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음식관광을 주목했다.

이에 따라 홍콩 관광청은 국내외 홍보를 위한 다양한 음식행사를 개최했다. 2001년부터 시작된 '홍콩 최고의 요리대회'는 홍콩에서 가장 큰 요리대회로 성장했으며 '홍콩 와인 & 요리 축제'는 2009년부터 시작된 홍콩의 대표 음식축제로 자리매김했다. 2016년 행사 때 28개국에서 300개의 부스를 운영했으며 약 14만5000명이 방문했다.

또 홍콩은 음식에 대한 객관적인 신뢰도와 보편적인 맛을 인정받기 위해 미슐랭 스타를 받는 업체를 확대하는데 정책적으로 노력했다. 그 결과 2017년 홍콩·마카오 미슐랭 가이드에 따르면 3스타 업소 6곳, 2스타 업소 15곳, 1스타 업소 41곳이 선정됐으며 스타를 받은 곳은 홍콩관광청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은 음식관광콘텐츠 개발중=최근 국내에서도 여행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각 지역의 향토색을 담은 음식자원 개발이 한창이다. 충남 부여군 농업기술센터는 부여 궁남지 포룡정의 연꽃무늬 와당을 차용해 이미지화한 향토음식 브랜드 '연잎담'을 개발했다. 한상차림으로 연잎으로 싼 삼계탕을 주메뉴로 한 활력을 증진시키는 서동밥상과 연잎밥을 주메뉴로 해 여성에게 좋은 음식으로 구성한 선화밥상을 만들었다.

손맛의 고장 전라도의 경우 음식관광을 활성화시키려는 다양한 실험이 진행중이다. 전북도는 각 시·군별 생태마을 자원조사를 실시해 지역특산물에 스토리를 담은 군산 보리리조토, 임실군 고추피자, 순창군 알타리 장아찌 등 대표음식 메뉴를 개발한 상태고, 광주와 전남은 야시장 붐을 통해 지역 먹거리, 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농가레스토랑까지=지역의 특산물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전북 완주의 로컬푸드협동조합이 대표적이다. 로컬푸드 협동조합은 로컬푸드의 단순한 유통과 판매를 넘어서 농촌체험과 농가레스토랑으로 체험·외식산업까지 뻗었다. 완주해피스테이션 기업공시에 따르면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에는 2016년 현재 1000여 생산 농가, 5만3000여명의 소비자가 참여하고 있다. 완주해피스테이션은 기획생산으로 농가에는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고 소비자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책정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농촌전통식품 발굴, 복원, 상품화를 위해 모악산 해피스테이션은 농가레스토랑을 운영해 소비자들의 식생활습관을 바꾸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또 소비자 소통을 강화하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로컬푸드 생산농가와 연계한 주말 농촌 체험관광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제주의 식재료 체험할 수 있는 '한살림제주'=제주에서도 같은 취지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8년 한살림제주는 제주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과 가공품 등 50여 품목을 제주에서 소비할 수 있는 직매장을 꾸렸다. 제주의 믿을 수 있는 식재료를 구매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것이다. 직매장에서 판매되는 물품들은 유기농·친환경 인증을 받아 주로 어린이집과 일반 조합원들에게 공급된다.

2017년 현재 제주지역의 조합원은 8600세대다. 조합원들은 지난해 한살림에서 판매되는 물품의 생산지를 방문했고 앞서 2015년에는 향토음식전문가에게 제주지역에서 나는 식재료로 전통요리를 하는 방법을 배웠다.

제주의 건강한 식재료를 구매할 수 있는 한살림의 강순원 상무이사는 "단순히 이윤을 목적으로 상품을 사고파는 곳이 아닌 건강한 삶, 식문화를 꾸려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시영 선임기자, 채해원·홍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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