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미분양 1000세대 육박, 주택시장 심상찮다

[사설]미분양 1000세대 육박, 주택시장 심상찮다
  • 입력 : 2017. 06.29(목) 00:00
  • 김병준 기자 bj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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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주택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에 휘몰아쳤던 광풍이 잦아드는 것이라면 다행이다. 하지만 주인을 찾지 못하는 미분양 주택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주택시장에 찬바람이 불어닥치고 있어 우려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택시장이 이상과열 양상을 띨 정도로 잘 나갔다. 그런 주택시장이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월말 기준 도내 미분양 주택은 전달보다 57세대 늘어난 971세대로 집계됐다. 특히 올들어 시장에서 소화하지 못한 미분양 주택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어 큰 일이다. 올해 1월만 해도 미분양 주택은 353세대에 불과했다. 그게 2월 446세대, 3월 735세대에서 4월 914세대에 이어 5월에는 1000세대에 육박하고 있다. 4개월새 세갑절 가까이 늘어났다. 역대 최대치로 1000세대를 웃돌았던 2013년 1월(1051세대)과 2월(1063세대)의 미분양 기록을 갈아치울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제주에서 이뤄지고 있는 주택매매거래량에서도 이같은 냉기류가 감지된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중 제주도내 주택매매거래량이 625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5%나 줄었다. 전달에 비해서는 35.6% 감소했으며, 5년 4월 평균에 견줘서도 29.5% 줄어든 규모로 2013년 9월(586건) 이후 최저치다. 도내 부동산경기가 호황일 때 월별 주택매매거래량이 많게는 1427건(2015년 12월)을 기록하기도 했다. 도내 주택시장이 얼마나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지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문제는 미분양 주택이 눈에 보이는 물량만이 아니라는데 있다. 현재 드러난 미분양 주택은 주택법상 지방자치단체에 사업계획 승인을 받아야 하는 30세대 이상 주택에 한해 파악된 물량이다. 때문에 건축허가만 받으면 되는 30세대 미만의 소규모 주택까지 포함하면 미분양 주택은 이보다 훨씬 많을 수밖에 없다. 제주도의회에서도 미분양 주택은 현재 파악된 물량의 3배가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부동산 업계는 미분양 주택이 5000세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볼 정도다. 가뜩이나 정부가 '투기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도내 주택시장은 더욱 움츠러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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