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출석조작 의혹 사실여부 철저히 가려내야

[사설]출석조작 의혹 사실여부 철저히 가려내야
  • 입력 : 2017. 04.27(목) 00:00
  •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성산고의 '학업중단 학생 0명' 신화가 조작된 것이라는 내부 고발자의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교장이 학업 중단자를 줄이기 위해 문제가 있는 학생들의 출석일수를 바꾸거나 편의를 봐주라는 등의 지시를 담임교사들에게 했고, 대부분 신규 임용자인 교사들은 교장의 지시에 문제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출석일수를 조작했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다. 만약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성산고는 학업 중단자수를 2013학년도 44명에서 2014학년도 26명, 2015학년도 0명으로 감소시키면서 대내외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성산고의 학업중단 학생 0명 사례는 2015년 당시 재직했던 교장이 지난해 8월 교육부가 주최한 관련 연수에서 '학업중단 예방 우수 사례'로 발표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후 다른 지역 학교에서도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학교 방문이 이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성과가 조작에 의한 것이라니 쉽사리 믿기지 않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당시 교장인 A씨는 "의혹은 있을 수도 없고 조작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학교 규정 개정과 대안교실인 일출아카데미, 직업교육 프로그램인 일출잡케어를 운영하면서 효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같은 일이 사실이라면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학교측도 전면 부인하고 있어서 의혹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의혹이 불거지자 경찰은 내사에 착수한 상태다. 제주도교육청 역시 해당 학교를 방문해 절차상의 문제점 여부와 교사 면담 등을 통해 사실 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현장 확인 결과 인사 및 감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추후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학업중단 위기에 놓인 학생을 제대로 이끄는 것은 교육의 본분임은 물론이다. 그러나 출석 조작을 통해 성과를 부풀리려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는 교육을 가장한 비교육적 행태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따라서 교육당국은 내부 고발자가 제기한 관련 의혹의 사실 여부를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 다만 이러한 논란이 혹여 학생들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 성산고의 국립해사고 전환 등 시급한 교육현안 추진에도 악영향을 미쳐서는 안 될 것이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3341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