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미래, 4차 산업혁명 제주는 무엇을 할 것인가](5)스마트 팜

[새로운 미래, 4차 산업혁명 제주는 무엇을 할 것인가](5)스마트 팜
스마트폰·컴퓨터로… '스마트농업' 새바람
  • 입력 : 2017. 03.27(월) 00:00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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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주도 농업기술원의 'ICT 융합 하우스 지킴이 시범 사업'에 참여한 한승철씨가 26일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에 있는 자신의 농장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해 비닐하우스 내 환경을 관리하고 있다. 강경민기자

道농기원, 시설농가 20곳 시범사업
자동시설 개폐·관수 원격으로 제어
작업시간 절감 등 '스마트팜' 확산
1세대 편리성은 아직 '초기단계'
농가 "자금 지원·기술개발 필수"
자료 축적해 영농 생산성 높여야

제주 농업에도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일일이 사람 손을 들여야 하던 농사일을 기계가 자동으로 조절하는 시대를 맞았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시설 자금 지원과 기술 개발 지원은 당면 과제다.

▶똑똑한 농장, '스마트 팜'=농업이 스마트 기술을 입었다. 바로 스마트 팜(smart farm)이다. 자동화 설비와 정보통신기술(ICT)의 활용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작물이 자라는 환경을 최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농업형태를 만들어 냈다. 언제 어디에서든 스마트폰과 컴퓨터만 있으면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됐다.

스마트팜은 비닐하우스 같은 실내 재배시설에 주로 적용되고 있다. 이 안에선 온도·습도 조절이나 양액 공급 등의 생장 관리를 '똑똑한 기술'이 대신한다. 이에 작업 편리성이 높아지고 생산성 제고, 품질 향상 등의 효과가 난다. 스마트 팜이 농업 인구 고령화와 기후 변화, 시장 개방 확대 등 국내 농업의 위기를 넘을 열쇳말로 떠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제주의 스마트 비닐하우스=제주에서도 스마트 팜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은 지난해 'ICT 융합 하우스 지킴이 시범 사업'을 통해 도내 시설 농가 20곳에 시설 개폐, 관수 등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했다. 작업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농가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전에는 단순히 실내 온도에 따라 비닐하우스의 문을 열고 닫는 정도였다면 지금은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등이 전부 반영된다"며 "굳이 농장에 있지 않아도 물을 줄 수도 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사용에 익숙한 분들은 관리가 편해졌다고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 팜은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은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원을 받아 '농식품 ICT 융복합 모델 개발 사업'을 진행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도내 농가 20곳을 스마트 팜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감귤산업에 치우친 과일 생산 구조를 다양화하기 위해 온실과일 재배에도 스마트 팜을 활용하는 안을 구상해 놓고 있다. 제주도는 '제19대 대통령선거 공약 과제'에 '제주형 스마트 비닐하우스 온실과일 클러스터 조성'을 포함하기도 했다. 기후 변화에 취약한 지역 여건을 반영해 신재생에너지와 ICT 기술을 결합한 비닐하우스 생산단지를 조성하고 FTA(자유무역협정)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제주농업, 4차 산업에 대응하려면=국내는 물론 제주의 스마트 팜은 아직 초기 단계다. 농가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관수 등 일부 기술을 도입하는 '1세대'에 머물고 있다. 4차 산업과 맞물려 '스마트 팜으로의 전환'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면서 이를 촉진하기 위한 기술 개발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귀포시 남원읍에서 시설 재배를 하는 한승철씨는 "작년 농업기술원의 시범사업에 참여하기 전부터 자체적으로 자동화 시설을 개발해 운영해 왔다"며 "노동생산력을 향상할 수 있는 효과에도 농가 입장에는 비용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마트 팜이 꾸준히 발전하려면 기술 개발과 시설 자금 지원 등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스마트 팜은 1세대를 넘어 2~3세대까지 걸음을 내딛고 있다. 1세대가 편리성을 높였다면 2세대(지능형)는 빅 데이터를 분석해 생산성을 향상하고 3세대는 농업 생산기술과 시스템이 수출되는 단계다. 제주에서 이런 단계로 스마트 팜이 진화하려면 무엇보다 지역 농업 전문가와 농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농촌진흥청 김현환 연구관은 "감귤을 예로 들면 관수부터 온도·습도 등을 어떻게 조절하면 단위 면적 당 생산력이 높아지는지를 연구하면서 데이터를 구축해야 한다. 빅데이터를 모아야 자동으로 환경을 조절하는 2세대를 완성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1~2년 만에 되지 않는다. 감귤을 잘 아는 전문가와 농가들이 계속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함께 발전해 나가야 과학 영농이 가능해 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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