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제7함대 소속 이지스구축함 제주 첫 입항

미 해군 제7함대 소속 이지스구축함 제주 첫 입항
25일 제주해군기지서 스테뎀함 환영행사 열려
복지시설 봉사활동·제주관광 후 26일 오후 출항
  • 입력 : 2017. 03.25(토) 14:12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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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제7함대 소속 이지스구축함인 스테뎀함이 25일 오전 예인선의 도움을 받으며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스테뎀함 뒤로 우리 해군의 항만 경비정과 범섬이 보인다. 강경민기자

제주해군기지에 미 해군 제7함대 소속 이지스구축함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입항과 접안, 계류하는 데 만도 해군이 당초 밝힌 30분을 두 배 넘겨 1시간 정도가 소요됐다.

 한·미 연합 해상훈련을 마친 미국 해군의 이지스구축함 스테뎀함(USS Stethem)이 군수적재와 승조원 휴식을 위해 25일 오전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했다. 1994년 취역한 스테뎀함은 선체 외부 곳곳에 녹이 슨 모습 그대로 입항해 외관만으로도 그 연륜을 짐작케 했다.

 이날 오전 9시 15분쯤 예인선(YTL)의 도움을 받으며 항내에 진입하기 시작한 스테뎀함은 1시간 뒤인 10시 15분쯤에야 홋줄을 모두 고정하고 함교 사다리를 설치하는 데 성공했다. 스테뎀함 뒤에는 우리 해군의 항만 경비정(YUB)이 바싹 따라붙은 모습도 포착됐다.

 스테뎀함은 우리 해군의 이지스구축함과 선박 높이 등 제원이 달라 주한미해군 측 관계자들이 하루 전 제주해군기지에 도착해 접안을 위한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접안 과정에서는 미 해군측 관계자가 우리 해군 사병들이 홋줄을 묶는 모습을 보고 바로 잡아주는 장면이 목격돼 홋줄부터 상이함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스테뎀함이 우리 해군의 이지스구축함보다 높기 때문에 자체 장비로는 함교 사다리를 설치할 수 없어 민간 크레인차량을 동원하기도 했다.

 항내에 진입해 접안하기까지 약 1시간 동안 스테뎀함의 갑판에는 미 해군 장병들이 정자세로 도열해 있었으며, 부두에는 해군제주기지 장병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스테뎀함은 접안 직전 태극기를 내걸어 우방국에 대한 예우를 표시했다.

 스테뎀함이 접안하자마자 가장 먼저 제주해군기지에 발을 디딘 주인공은 스테뎀함의 마스코트인 '벌'이었다. "아차! 우리도 '해돌이' 마스코트가 있는데…" 해군측 관계자의 낮은 탄식이 들려왔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이어 스테뎀함의 함장 더글라스 펙허 중령이 화동으로부터 꽃목걸이를 받고, 화동에게 인형과 모자를 전달한 뒤 기념촬영이 이어졌다. 더글라스 중령은 스테뎀함의 제주해군기지 입항을 축하하기 위해 나온 김정수 제7기동전단장(준장)과 유재만 제주기지전대장(대령) 등과 짧은 인사를 나눈 뒤 스테뎀함의 내부를 소개하기 위해 이들과 다시 함정으로 들어갔다.

 이날 환영식에는 주한미해군사령관 브래드 쿠퍼 준장도 함께했다. 브래드 준장은 스테뎀함의 입항 과정에서 시종일관 미소를 지으며 취재진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건네는 여유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에 앞서 강정마을회는 미 해군 이지스구축함의 입항 사실이 알려진 24일 성명을 내고 "제주해군기지 건설 당시 미군이 이용하지 않는 순수한 대한민국 해군의 기지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언어로서의 신뢰를 잃어 버렸다"며 "미 해군의 제주문화탐방과 봉사활동의 진정한 목적은 제주도민들을 안심시켜놓고 스텔스 구축함인 줌월트급 이지스함들을 제주해군기지에 전략적으로 배치하려는 은폐공작일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태호 해군 작전사령부 정훈공보실장(대령)은 이날 현장에서 "한미연합훈련을 마친 미 해군 함정이 승조원 휴식과 군수 적재를 위해서 일시적으로 기항했다"며 "민군복합항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미 해군 함정을 포함해 외국 함정들이 언제든 일시적으로 기항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고 말했다.

 알레이버크급 이지스구축함인 스테뎀함은 길이 153.8m, 너비 20.4m, 만재톤수 8400톤 크기에 최대 속력은 32노트이며 승조원은 약 340여명이다. 외국 함정으로는 처음 제주민군복합항에 기항한 스테뎀함은 2017년 독수리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 17~21일 강원도 동해함에 입항해 군수적재를 한 뒤 동해상에서 이뤄진 한·미 연합 해상전투단훈련에 참가했다.

 스테뎀함 장병들은 해군제주기지 장병들과 함께 25일 정혜재활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친 뒤 제주관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26일 오후 출항할 계획이지만 목적지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이날 제주해군기지 위병소 앞에서는 미 해군의 입항을 규탄하는 강정마을회의 시위가 열렸다. 'U.S. MILITARY KEEP OUT!', 'NO AEGIS NO WAR' 등이 적힌 현수막과 피켓을 내건 강정마을회는 같은 내용의 구호를 영어로 외치기도 했다.







악수를 나누는 스테뎀함의 더글라스 펙허 함장(중령)과 김정수 제7기동7전단장(준장)



이날 제주해군기지 밖에서는 'U.S. MILITARY KEEP OUT!', 'NO AEGIS NO WAR' 등이 적힌 현수막과 피켓을 내건 강정마을회의 시위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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